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3권 5장-3)

대국민 설명회(3)

by 또 래 호태

설명회 2부 ┃설계 검증 보고회



무대 조명이 다시 켜졌다.
정세린은 단상으로 돌아왔다.
정세린은 원고를 들지 않았다. 리모컨만 들고 있었다.


정세린이 말했다.


“2부는 설명이 아닙니다.
2부는 검증입니다.”


정세린이 스크린을 넘겼다.



슬라이드 2-0 ┃ 2부의 진행 방식


화면에는 한 줄만 있었다.


설명 → 의문 → 시연 → 종료



정세린이 말했다.


“저는 오늘,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질문이 생길 지점에서

실제 설계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바로 시연으로 입증하겠습니다.”



슬라이드 2-1 ┃ 시스템 전체 구조 요약

입력은 하루 1회, 학급 단위

집계는 주간, 학교 단위

트리거는 연속성 조건

제공은 익명 물류

국가는 경계선 감시자


정세린이 말했다.


“이 구조를 기준으로,
방금 스튜디오에서 나온 의문을 하나씩 검증하겠습니다.”



의문 ① : “국가는 결국 다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


정세린이 고개를 들었다.


“첫 번째 의문입니다.
국가는 무엇을 보느냐.”



슬라이드 2-2 ┃ 국가의 권한 설계

실행권 ❌

평가권 ❌

성과 지표 ❌

남은 것:

원칙 위반 감시

긴급 중지


정세린이 말했다.

“국가가 성과를 보는 순간, 현장은 연기합니다.
그래서 국가는 보지 못하게 설계했습니다.”

정세린이 말을 멈췄다.


“지금 보시겠습니다.”



� 시연 ① ┃ 정부 감독 화면


대형 스크린에 화면이 떴다.


지도 위에 지역 코드만 있었다.
숫자는 주간 총량이었다.



학교 이름은 없었다.
반 이름은 없었다.
사람 이름은 더 없었다.


정세린이 말했다.


"국가 화면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이름이 없으면 성과가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 화면에는
성과가 태어날 자리가 없습니다.”


정세린이 화면을 껐다.


“첫 번째 의문, 여기서 끝입니다.”



슬라이드 2-3 ┃ 국가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이유

개인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반별 테이블이 없다

순위 산출 로직이 없다


정세린이 말했다.

“정책은 의지가 아니라 테이블 구조로 완성됩니다.”



의문 ② : "결국 교사가 다 떠안는 것 아니야"


정세린이 리모컨을 한 번 더 눌렀다.



슬라이드 2-4 ┃ 교사 역할 설계

교사는 입력자 아님

교사는 성과 책임자 아님

교사는 관찰자 또는 중지자


정세린이 말했다.


“교사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건 공문이 됩니다.
그래서 교사를 사용자에서 제외했습니다.”


정세린이 말을 멈췄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 시연 ② ┃ 교사용 화면


교사용 화면이 떴다.

버튼이 없었다.
입력 칸도 없었다.

보이는 건 두 줄 뿐이었다.

오늘 상태: 유지 / 공백

긴급 중지


정세린이 아무것도 누르지 않았다.

정세린이 말했다.


“이게 전부입니다.
교사는 매일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슬라이드 2-5 ┃ 교사 부담이 생기지 않는 이유

일일 입력 없음

증빙 없음

보고 없음

독려 없음


정세린이 말했다.


“교사가 바빠지는 순간, 이 제도는 실패합니다.”

교사가 이 시스템에서 하는 일은 없습니다.

교사가 하는 일은 '수업 전념'입니다."


정세린은 '긴급 중지'를 가리키고 끝냈다.


“안전사고가 있을 때 시스템은 멈춥니다.”


정세린은 덧붙였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시스템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의 계산,

사고 발생일 전후의 '유지 상태'가 집계에서 제외됩니다."


“긴급 중지가 발생한 날은

교육이 흔들린 날이 아니라, 안전이 흔들린 날입니다.”



의문 ③ : "다들 한 척하면 어떻게 하나"


정세린이 설명을 잠깐 멈췄다.


“세 번째 의문입니다. 가장 많이 나온 질문입니다.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연기, 즉 안 한 것을 한 척합니다.

또한 기록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그 행동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정세린이 덧붙였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의 그런 행동을 차단했습니다.”



슬라이드 2-6 ┃ 연기의 조건 제거

** 한 척'이 성립하는 조건부터 제거 **

누가 눌렀는지 기록 ❌

눌렀다고 즉시 반응 ❌

안 눌렀다고 불이익 ❌

보상 메시지 ❌


정세린이 말했다.


“사람이 안 하고도 하는 척하는 이유는, 얻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 화면이 그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세린이 손을 내렸다.


“지금 보시겠습니다.”



� 시연 ③ ┃ 학급 버튼


학급 화면이 떴다.
버튼은 하나였다.


*** 오늘도 유지


정세린이 버튼을 눌렀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화면은 반응하지 않았다.

아래에 한 줄만 생겼다.


*** 오늘은 이미 유지됨


정세린이 다시 눌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정세린이 말했다.


“두 번 눌러도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정세린이 화면을 넘겼다.



슬라이드 2-7 ┃ 트리거 조건

개념 : 하루의 선택이 아니라,

학교의 ‘유지 상태’가 일정 기간 연속으로 확인될 때만 발동됨

하루 입력 → 영향 없음

주간 총량 → 자동 집계

연속성 충족 → 트리거 생성

공백 발생 → 자동 무효


정세린이 설명했다.


"여기서 트리거 조건이란

기업이 제공하는 익명 물류가 발생하는 충족 요건을 말합니다.

기술적으로는

하루의 총량이 아니라

학교의 '유지' 상태가 일정 기간 연속으로 확인될 때만 발동됩니다."


“한번 눌렀다고 아무것도 오지 않습니다.

몇 번을 연기해서 한 척을 해도 주간 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작습니다."


정세린이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연기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슬라이드 2-8 ┃ 오류 판별 방식

진실 판정 ❌

증빙 요구 ❌

대신:

비정상 패턴 탐지

은밀하게 제외


정세린이 말했다.


“우리는 거짓맛을 가려내지 않습니다."


"대신,

며칠 반짝 눌렀다가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는 행위,

즉, 중간에 공백이 생기는 '유지(ON) 체크 패턴을 적용하여

연속성이 깨지는 입력은 트리거가 생성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는 척을 계속해도 익명 물류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시연 : “그럼 실제로는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나”


정세린이 말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정세린이 리모컨을 눌렀다.



� 시연 ④ ┃ 공단 운영 콘솔


대형 스크린에 공단 콘솔이 떴다.
화면은 앱이 아니라 업무 시스템처럼 보였다.


왼쪽에 인박스가 있었다.

* Trigger Inbox
지역코드 23 ┃ Level 1 ┃ 신규 1건


정세린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오른쪽에 자동 추천이 떴다.

* Auto-Match
Donor A ┃ 번들: 미끄럼방지테이프 / 장갑 / 봉투
재고: 가능


정세린이 말했다.


“여기에는 학교 이름이 없습니다.
기업 이름도 없습니다.

보이는 것은 코드와 번들뿐입니다."


정세린이 ‘승인’을 눌렀다.


* 물류 생성 ┃ 레이블 발급 ┃ 송장 생성


정세린이 말했다.


“공단은 판단하지 않습니다.”


정세린이 마지막 화면을 띄웠다.


* 수령 확인 ┃ 버튼 1개


"여기서 버튼은

고맙다는 뜻도, 잘 받았다는 평가도 아닙니다.

물건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시스템에서 닫는 표시입니다."


정세린이 말했다.


"공단은 판단하지 않습니다.

판단은 이미 설계에서 끝났고,

버튼은 그 판단을 다시 열지 않기 위해 존재합니다."


정세린이 다음 문장을 못을 박았다.


“공단은 오직 처리만 담당합니다."



슬라이드 2-9 ┃ 오늘의 결론

국가는 볼 수 없게 설계됐다

교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게 설계됐다

시스템은 정직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급의 '유지 지속성'만 통과시킨다


정세린이 말했다.


“이 시스템은 믿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정세린은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믿지 못하는 사람도 쓸 수 있습니다.”


정세린이 고개를 숙였다.


“이상입니다.”


조명이 내려갔다.
박수는 늦게 나왔다.


그보다 먼저,
침묵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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