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책임자의 자격
장세린(기준 확인 책임관)이 먼저 와 있었다.
호태(공공 기준 보전관)가 앉은자리에
메모 노트가 놓여있었다.
호태가 가볍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수고 많았어요."
"여기 이 메모 노트는~~"
"3일간 관찰결과입니다." "메모로 대신했습니다."
정세린이 덧붙였다.
"초대교실의 시스템화 가능성과
공교육 정상화 가능성만 보셔도 됩니다.
공교육 정상화 가능성은 시스템 설계자 입장에서 판단한 내용입니다."
호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교육자는 아니니까요."
정세린의 보고서를 살펴본 호태가 말했다.
“미안합니다.”
정세린의 눈이 조금 커졌다.
“제가 설명을 드리기 전에, 잠시 책임관님을 시험하겠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정세린은 망설이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호태가 물었다.
“제가 정세린 책임관을
초대교실 관찰자로 초대한 의도, 이해하셨습니까.”
정세린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답했다.
“네.”
“초대교실을 보여주시려던 게 아니라,
그걸 보고도 서두르지 않는 사람인지
확인하시려 했다고 이해했습니다.”
호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 전날 국밥집에서 회동한 이유는요.”
정세린이 말했다.
“현장을 보기 전에
현장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부터
몸으로 듣게 하시려던 의도라고 봤습니다.”
“다만 그때는
관계자들 인사하는 자리로만 알았습니다.”
“언제 달라졌습니까.”
“1일 차 관찰이 끝난 뒤입니다.”
“정확히는,
보전관님께서 남기신 편지 형식의 '당부문'을 읽기 직전에 깨달았습니다.”
호태가 잠시 정세린을 바라봤다.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정세린이 고개를 들었다.
“제가 정세린 책임관을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 갈 공동책임자로 인정한 순간, 언제로 판단하셨습니까.”
정세린은 이번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내일, 모레까지는
‘책임관 계획 그대로’
관찰하자고 말씀하신 순간입니다.”
호태의 눈썹이 아주 조금 풀렸다.
“그 이유는요.”
“3일 차에 설명을 잡으신 건,”
정세린이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제가 3일 동안 보전관님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평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짧은 침묵.
호태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계신 겁니다.”
호태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저로서는 꼭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설계의 능력이 아니라 설계자의 자격입니다."
정세린이 의자를 조금 당겼다.
"메모형식이지만 관찰 결과를 작성한 이유입니다."
호태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관님"
“그럼,
지금부터는
설계자가 아닌
공동책임자에게 설명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