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전기적으로 절연시키고 전지의 자가 방전을 방지함과 동시에 전해액을 보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분리막은 격리막, 격막, 또는 격리판으로도 불리며, 영어로 세퍼레이터(separator)라고 한다. 분리막은 보통 기공이 많이 열려 있는 다공성의 폴리머 필름의 형태이다. 과거에는 두께가 8~30μm(마이크로미터) 정도의 고분자 막이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16~20μm 두께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분리막의 두께가 얇을수록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양극과 음극의 거리가 가까워서 저항이 줄어들게 되므로 출력 및 속도 특성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분리막이 얇아질수록 내부 단락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제조 시 불량률도 증가하게 되고, 더욱이 외부 충격 시에 쉽게 내부 단락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하여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위하여 계속 얇은 분리막을 고려해 왔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의 두께를 지녀서 충분한 기계적 강도와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분리막은 기공의 형태와 제조 방법 등에 따라서 여러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부직포(nonwoven)의 형태나 미세다공(micro-porous) 형태의 분리막이 지금까지 개발되었다. 전지 내에서 사용되는 경우 어느 정도 기계적 강도와 막의 높은 균일성 확보가 요구되기 때문에 미세다공형 분리막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충분한 이온전도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전지의 저항이 커지고 전지 성능을 열화 시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높은 전류로 방전을 하는 경우 큰 문제가 된다. 절연성 자체를 고려하면 막이 치밀할수록 유리하다. 한편 이온전도성을 고려하면 전해액을 많이 포함할 수 있는 공극이 많은 구조가 바람직하다.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를 고려하여 실용 분리막의 구조가 결정된다. 분리막의 특성으로는 전해액의 침투도, 기공률, 기공 크기, 막 두께, 화학조성, 열적 안정성, 기계적 강도 등을 들고 있다 어떤 분리막이든 전해액을 함침 한 상태에서 0.1S/cm 정도의 전도도를 갖고 있다. 적어도 이 정도의 이온전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지에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전지 제작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기계적 강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분리막의 재료로 과거에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PVdF(polyvinylidene fluoride), PAN(polyacrylonitrile), aramid, polyester, glass, cellulose 등이 사용되었으나, 리튬이온 이차전지용으로는 주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폴리 올레핀계 수지의 미세 다공막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폴리 올레핀계 물질은 전기화학적으로 안정하고 전지의 구성 요소들에 대하여 화학적으로 안정하다. 또한 이들은 다공성 구조로 제조가 쉬우며, 기계적 강도, 용융점, 가격 등을 고려하였을 때 가장 적합하다.
분리막의 제조 방법으로는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되며, 습식은 주로 폴리에틸렌(PE)을 사용하여 제조하고 있고, 건식은 폴리프로필렌(PP)을 주로 사용하거나 PP/PE/PP의 삼겹막(tri-layer)을 사용하고 있다. 건식 방법은 일정하게 부분적인 결정성을 지닌 고분자 막을 제조 후에 잡아당겨서 기공을 제조하는 것이며, 습식 방법은 고분자를 녹인 후 용매를 제거하여 기공을 제조하고 연신(延伸)하여 제조하는 방식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여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게 주요한 역할이지만,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는 분리막이 단순히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안정성 향상의 역할도 하게 된다. 전지에서 합선이 발생하게 되면 수십 암페어에 달하는 큰 전류가 순간적으로 흐르게 되며 주울(joule) 열에 의해 전지 온도가 급상승한다. 열가소성 수지계의 다공막을 분리막으로 사용할 경우, 수지의 용융점에 전지 온도가 도달하면 분리막이 녹아 기공이 막혀 절연 필름으로 동작하게 된다. 이것을 봉공 또는 셧다운(shutdown)이라 부르며, 이와 같은 상태가 되면 이온이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해서 쇼트에 의한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되어 전지 온도의 상승이 멈추게 된다.
폴리에틸렌(PE) 분리막은 화학적/전기화학적 안전성이 있으며, 융점이 130℃ 부근으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안정하며, 가공이 쉽고, 비이상적인 고온에 노출될 경우 120℃ 부근에서 고분자가 녹기 시작하면서 분리막의 기공을 차단하여 전류의 흐름을 억제하여 추가적인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융점보다 더욱 높은 온도까지 올라가게 되면 분리막이 완전히 녹아서 절연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여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폴리프로필렌(PP) 분리막은 전반적인 물성은 폴리에틸렌(PE)과 유사하지만, 융점이 150℃ 부근으로 PE보다 높아서 조금 더 높은 온도까지 분리막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PP는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PE보다 커서, 고온/고전압 장기 노출 시에는 PE는 분해되나 PP는 안정할 수 있다. 건식 분리막을 제조하는 일부 회사는 PP 단겹막보다는 PP/PE/PP 형태의 삼겹막(tri-layer)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130℃에서 PE 층이 녹아서 기공을 막는 셧다운(shut-down)이 발생하면서도, 150℃까지는 PP의 용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극 간의 내부 단락은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 전지에서는 전극 면적이 크기 때문에 분리막 전체 면적에서 이러한 셧다운을 한꺼번에 일어나게 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폐쇄되지 않고 아직 분리막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부분에 전류가 집중하게 되어, 그 부분의 온도가 상승하여 막의 파단(breakdown)이 일어나 단락(dead short)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대형 전지에서는 셧다운을 기대하여 융점이 낮은 재질을 분리막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내열성이 높은 분리막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견해가 있어 폴리 올레핀계보다 내열성이 높은 PET 등의 수지를 활용하여 부직포 형태의 분리막을 후보군으로 고려하고 있다.
또한 극단의 사태에 이르러 결국 열에 의해 변형될 수밖에 없게 되면 기계적인 강도가 약한 유기물 대신에 무기물을 이용한 분리막이 안전성을 더욱 확보하여 줄 수 있어서, Al2O3, SiO2 등의 세라믹 분말을 유기 분리막 위에 코팅하거나 복합화하여 더욱 우수한 기계적 강도와 열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수는 이미 상용화되어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