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책(Book of Life)은 성경에 나오는 말로써 구원받은 성도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천국에 놓여 있다고 믿는 책을 말한다. 생명책의 존재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인 구약성경과 약 이천 년 전에 쓰인 신약성경 모두에 나온다. 구약성경인 출애굽기 32장 32~33절에는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게 범죄하면 그는 내가 내 책에서 지워버리리라.’ 사도 요한(Apostle John)이 이천 년 전쯤 미래에 일어날 일로서 예언한 요한계시록 3장 5절의 기록에 의하면,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생명책에 그의 이름이 기록된 사람은 천국에서 영생을 얻게 되고 이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사람은 영원히 지옥에 던져진다. 첫 사람인 아담의 타락 이후에 하나님이나 인간이나 변함이 없어서 구약 시대나 신약 시대나 기본적인 진리 구도가 같다. 자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나? 신약성경의 설명에 의하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주(主)라고 시인해야 한다.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는 것을 구원되었다(be saved)고 말한다. 구원의 조건은 복음(福音)을 믿어야 한다. 복음(Gospel)이란 예수가 세상을 구원하러 메시아로 이 땅에 왔었다는 복된 소식을 말한다. 예수 이전(BC)에는 이스라엘 민족을 통하여 예시적으로 율법(law)을 구원의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예수 이후(AD)에는 예수를 주라고 입으로 시인하고 믿는 사람이 구원된다.
기독교의 구원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사도 바울(Apostle Paul) 등에 의해 확립되었는데, 신약성경 로마서(Romans)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구원의 조건이 다소 황당해 보일 수 있으나 만물을 창조한 주인, 즉 조물주(造物主)의 권한이므로 피조물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바울은 주장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로마서 9장 21절에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드는 권이 없느냐’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복음이 전파되기 이전의 시대나 지역에 살다가 죽은 사람의 구원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종대왕이라고 칭송하는 이도(1397~1450)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을까? 지금 이 땅에 있는 우리는 알 수가 없고, 조물주만이 알고 있다. 나중에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 보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역사에 살생부(殺生簿)라고 있었다. 이는 예를 들어 수양대군을 왕으로 옹립하여 정권을 장악하려고 정변을 모의한 사람들이 혁명이 성공하면 제거할 사람과 활용할 사람의 이름을 따로 기록한 명부라고 한다. 요즈음 말로 데스노트(death note)라고나 할까? 천국에도 이러한 명부가 있다는 말이다.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어도 나중에 그 기록이 지워질 수도 있다. 구약 시대 모세 때뿐만 아니라 세상이 끝나는 말세까지 신자(信者)라도 자칫하면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질 수 있다. 메시아를 믿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는 악인을 시편 69편 28절에선 ‘저희를 생명책에서 도말하사 의인과 함께 기록되게 마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 즉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의 뜻인 성경의 가르침이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것이지 적당히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마태복음 5장 17절에 예수께서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나님의 율법은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완전케 되었고, 거기에 가감하는 것은 멸망 즉 생명책에서 이름이 삭제되는 죄이다. 요한계시록 22장 18~19절 말씀에 따르면 ‘내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 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예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하나님 말씀 중에 지극히 작은 계명 하나라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영원한 생명 즉 영생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마태복음 5장 19절의 기록에 의하면,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誡命)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行)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본질상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아야 할 죄인이었던 자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는 것은 성도(saints)들에게 있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자기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기를 바라고 오직 예수의 이름만 높아지고 영광 받기를 바라는 것이 구원받은 성도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이다.
옛날에는 책은 손으로 쓴 글자가 새겨져 있는 두루마리(scroll)로 되어 있었다. 일일이 손으로 써서 보관했으므로 책의 부피에 제한이 있었다. 들어갈 수 있는 이름의 숫자도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 세계의 인구는 70억 명이 넘었다. 이미 죽은 사람의 수를 누적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로 보인다. 필자가 젊었을 때 생각하기를 생명책 이야기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치부하였다. 그 많은 사람의 이름을 써넣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컴퓨터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반사가 되면서 의문이 풀렸다. 요즈음에는 아는 사람들끼리 대화방을 만들어 각 회원이 글이나 그림을 올릴 수 있고 저장하여 보관하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회사는 모든 그룹의 대화 내용을 그때그때 저장하기 위하여 큰 용량의 저장 메모리가 있는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참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수십억 명 이름의 기록은 큰일도 아니다. 또한 있던 이름을 얼마든지 지워버릴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을 누르기만 하면 자료가 있으면 그 사람의 이력, 참고 자료, 관련된 영상을 검색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의 머리에 저장되는 사상(事像)의 메모리 용량이 크기는 하여도 충분히 저장해 둘 수 있는 유한한 크기이다. 다만 우리의 기억력이 그 자료들을 모조리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옛날에 살던 분들은 책이라고 하면 아주 작은 용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적 혜안 즉 비전이 있는 사람은 당시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컴퓨터의 존재를 인식하고 구원받는 성도들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된다는 표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