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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강 Oct 20. 2024

F15. 사진 공정, Photolithography

  반도체 소자 제조는 더하기와 빼기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 대하여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하기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새로운 산화막 층이나 금속 박막층을 입히는 공정이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더할 지역과 뺄 지역을 정하기는 사진 공정을 통해서이다. 사진 공정을 영어로 포토 리소그라피(photo lithography)라고 하는데 ‘빛으로 돌 위에 그림 그리기’라는 뜻이라고나 할까? 실리콘이라는 돌 위에 더할 곳과 제거할 곳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먼저 실리콘 웨이퍼 위에 감광액(photoresist; PR)을 균일한 두께로 입힌 후에 경화시키고 더할 지역과 뺄 지역에 관한 정보가 그려진 마스크 위의 이미지를 빛으로 웨이퍼 위에 전사(傳寫)시킨다. 나중에 현상액(developer)에 의하여 빛이 쪼인 PR이 제거되는 게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자를 포지티브(positive) PR, 후자를 네거티브(negative) PR이라고 부르는데, 요즈음은 후자가 대세이다. PR이 제거된 지역의 밑에 있는 산화막이나 박막은 그 뒤의 식각(에칭) 공정 단계에서 제거된다.

     

 집적 회로를 제작하는 초창기에는 테이블 위에서 줄자를 써서 기하학적 모양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것을 사진 찍어서 축소하여 마스크를 제작하여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전사하였다. 실리콘 웨이퍼 한 장에 수백 혹은 수천 개의 칩이 들어가니까, 같은 칩을 여러 번 반복하여 찍어서 석영(quartz)으로 마스크를 제작하였다. 초창기에 영상을 전사하는 장치를 contact 혹은 proximity printer라고 불렀다. 이때는 가시광선을 사용하여 마스크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올려놓고 1:1로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광학 시스템이 발전하여 렌즈를 여럿 이용한 프로젝션 얼라이너(projection aligner)가 등장하였다. 집적도가 증가함에 따라 칩의 내용물이 복잡해졌지만, 컴퓨터의 발달로 CAD(computer aided design)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어 편하고 정확하게 마스크가 되었다. 통신의 발달로 마스크 정보가 쉽게 전송될 수 있고 마스크 제작소(mask shop)에서는 그 정보에 따라 석영 판에 금속으로 선을 직접 쓰는(direct write) 방식으로 마스크를 제작하였다.

      

 회로 크기가 더 미세화되며 분해능(해상도)이 중요해지면서 사용하는 빛이 가시광선 영역이 아니라 파장이 더 짧은 자외선(ultra violet; uv) 영역이 되었다. 회로 정보를 담고 있는 석영 판도 마스크라 부르지 않고 레티클(reticle)이라 부르고, 전사하는 기계도 스테퍼(stepper)라고 부르게 되었다. 레티클은 군사 용어로 총이나 포의 조준을 돕는 장치이다. 한 개의 레티클이 웨이퍼 전체를 커버하지 않고 칩 몇 개를 담고 있고 보통 5:1로 축소하여 사진을 웨이퍼 위에 전사하였다. 이에 따라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레티클 위의 먼지의 크기를 1/5로 줄여 웨이퍼에 전사하게 된다. 레티클 위에 묻어 있는 먼지(particle)의 효과를 줄이려고 보통 레티클 위에 항반사 코팅(antireflective coating)이 되어 있는 펠리클(pellicle)을 씌워 스테퍼에 장착하기도 한다.      

 웨이퍼 위에 레티클의 내용이 한 스텝 한 스텝 반복된다는 의미로 이 방식을 step and repeat 방법이라고 부른다. 사용하는 자외선 파장에 따라 g line(436nm) stepper, i line(365nm) stepper가 등장하였다. 이때까지는 일본계 광학 회사들이 노광기 제조 공급 업계를 휩쓸었다. 그러나 회로 선폭이 나노미터 크기로 내려오면서 렌즈를 비롯한 광학 시스템이 더 복잡해지는데, 그런 광학 시스템을 대표적으로 step and scan 방식이라고 말한다. 광원도 짧은 자외선 파장의 영역인 248nm인 KrF excimer laser를 사용하고 최근에는 135nm의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서구의 회사가 관련되는 기술 특허를 갖고 있어서 일본 회사들이 더 이상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요즈음 ASM-L이라는 회사의 노광장치가 반도체 제조 업계에 독점으로 고가로 공급하여 슈퍼 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ASM-L은 영어로 American Semiconductor Material - Lithography의 약자로 원래는 미국 회사였으나 오래전에 네덜란드가 사들인 다국적기업이다.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사진 공정이 이루어지는 지역을 엘로우 룸(yellow room)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노란색의 불빛 아래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용하는 감광막이 가시광선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으나 형광등이나 전등에서 자외선이 새어 나올 수 있으니까 철저하게 배제하여야 한다. 노란색 전등을 사용하는 이유는 작업하기 편안한 색깔을 실내에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집적화가 진행되면서 빛 이외에 전자빔, 이온 빔, X-ray 등이 사용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지금까지도 가시광선 너머의 짧은 파장의 자외선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달에 따라 반도체 집적 회로 제작에 필요한 마스크의 숫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초창기에는 십여 개의 마스크가 필요했으나 최근에는 30~40개의 마스크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 말은 반도체 집적 회로 제작 시에 더하기와 빼기의 작업 횟수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이 중에서 5개 정도는 아주 심각한 스텝(critical step)이고, 10개 정도의 단계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non critical) 수준이고, 그 외는 아주 느슨한(loose) 단계이다, 심각한 스텝에서는 첨단의 노광장비가 꼭 필요하고, 느슨한 단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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