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이야기 하기는 쉽다2

유치원 졸업

by 자작 쉼터

두 번째 : 유치원 졸업


유치원 졸업사진을 찍던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내 몸이 어딘가 숨겨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발가락과 손가락을 있는 힘껏 오므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졸업사진을 보면 나만 입술을 꽉 다문 채 울 것 같은 얼굴로 손발을 꼭 움켜쥐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몸에 힘을 빼고 털신을 신고,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다.


유치원 졸업을 하며 재롱잔치를 해야 했고, 무릎 위까지 오는 한복을 준비해 오라고 했던 것 같다. 나는 동네 언니가 물려준 빨간 저고리 한복을 작은 방에 숨어 엄마 몰래 가위로 잘랐다. 몰래 입어보았을 때, 한복은 여전히 크고 길이만 어정쩡하게 짧아져 있었다.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서, 이걸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결국 그 한복을 가져갔는지, 그날 이후의 장면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엄마가 유치원에 온 날, 나는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사람들이 우리 엄마를 어떻게 볼지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부끄러웠고, 마음이 바빠 노심초사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았고, 혹시 내가 평범한 가정이 아니며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것이 들키지는 않을지 걱정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내가 곧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도 몰랐고, 가방이나 실내화 같은 준비물을 어떻게 구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 어린 나이에 졸업식 날 나는 이미 내 몸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다름을 숨기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감정이 있었다.


이런 잔상들이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어떤 상처나 영향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엄마를 부끄러워했던 마음, 그리고 내 몸을 사랑하지 못하고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된 시작은 아마도 여기였을 것이다.


부모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감정은, 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보다 더 큰 죄책감을 남기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인 것 같다. 세 번째, 네 번째 기억도 늘 이런 식이다. 그래도 나는 나를 돌아보며 내 기억을 되짚는다. 끝이 보이는 곳에서, 현재의 나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은 7시 06분. 조금 이른 시간, 침대에 앉아 이 글을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