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사자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다시보는 이야기]

by skybunny

넓은 초원 한가운데

사자가 살고 있었다.

사자는 늘 이런 말을 들었다.


“넌 겁쟁이야.”

“털만 많고, 덩치만 큰 고양이 같아”


사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어깨가 딱딱하게 굳었다.

‘내가… 잘못된 걸까?’

사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자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다.

그래서 울고 싶을 때도,

무서운 걸 봐도

꾹꾹 참았다.


‘겁쟁이’라고 불리기 싫어서.


어느 날

작은 몽구스가 사자의 갈기를 쿡 찔렀다.

“으하하, 덩치만 커다란 겁쟁이!”


사자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손바닥이 뜨겁고, 숨이 가빠졌다.

꾹 눌러놨던 감정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그만해!!”


사자의 외침에 작은 몽구스는

눈을 크게 뜨고 달아났다.

사자는 숨이 가빴다.

놀라서 가만히 서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자신을 놀리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사자는 자주 화를 냈다.

누군가 다가오면 으르렁거렸고,

놀리기 전에 먼저 성을 냈다.


어떤 날은 화를 내고 싶지 않았는데도,

다른 동물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화부터 났다.

그럴수록 친구들은 사자를 피했다.


어느 저녁,

연못 속에 화난 표정의 사자가 있었다.

사자는 조용히 혼잣말했다.


“나는… 진짜 화를 내고 싶었던 게 아니었는데…

그냥… 나도 잘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나도 웃고 싶었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싶었는데 …

무서운 걸 무섭다고 하면, 겁쟁이라고 놀릴까 봐..


사자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내가 얼마나 애쓰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 그래서.. 그래서 화가 났던 거야”


그때 나뭇가지 위에서 부엉이가

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엉이는 사자의 옆으로 내려왔다.


“무서운 건 당연한 거야.

용기 있는 사자도, 울고 싶을 때는 있어.

화를 낸다고 나쁜 건 아니야.

그건 네 마음이 ‘나 힘들어’라고 말하는 거야.”


다음 날, 기린이 사자 옆으로 다가왔다.

“혹시… 오늘 놀림받으면,

내가 옆에 같이 말해줄까?”

사자는 처음엔 말이 안 나왔다.

하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날 이후, 사자는 화가 날 때

잠깐 멈춰서 자기 마음에 물어보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진짜 왜 화가 났을까?”

“혹시 슬픈 걸까? 외로운 걸까? 겁이 난 걸까?”

어떤 날은 잘 해냈다.

어떤 날은 멈추려다 실패하고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부엉이와 기린은

그럴 때마다 말했다.

“괜찮아, 다시 해보면 돼.”


사자는 이제 ‘겁쟁이’라고 불리는 게

무섭지 않았다.

자신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짜 용기란,

무섭지 않은 척하는 게 아니라내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