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는 청주 율량동 두진백로그린타운 건너편에 있다. 명태, 갈치, 고등어 등을 졸여내는 생선조림 전문점이다. 계절 메뉴로 도루묵, 양미리 조림, 탕도 판매한다. 식사 메뉴인 청국장의 맛이 좋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처음 찾아 알·명태조림 2인분을 주문한다. 소시지 부침, 고추지 넣은 간장, 조미하지 않은 고소한 김, 깻잎, 콩나물무침, 부드러운 달걀찜, 열무·얼갈이배추 김치, 어묵볶음, 삼삼하게 무친 비름나물 무침,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삭힌 고추지 등 허투르지 않은 밑반찬들이 식탁 위에 차려진다.
밑반찬을 안주 삼아 소주 한잔 걸친다. 매운맛과 곰삭은 맛이 그만이 삭힌 고추지와 고소한 비름나물 무침이 인상적이다.
조미하지 않고 구운 바삭하고 고소한 김과 알싸한 고추지 넣은 새곰한 간장도 내준다. 김에 밥과 고추지를 얹어 함께 먹으면 고소한 맛, 짭짤한 맛, 신맛, 발효된 삭힌 고추지의 매콤하고 깊은 맛이 한데 섞여 풍미를 더한다.
알·명태조림은 북어보다 촉촉하고, 생태보다 탄력적이고 쫀득한 식감의 반건조 명태, 명태알, 무청 시래기, 단호박, 매운 청양고추 등을 매콤, 짭조름한 감칠맛의 갖은양념에 졸여 썬 쪽파, 깨를 뿌려 내준다.
매칼하면서도 구수한 감칠맛의 갖은 양념장에 졸여진 촉촉하고 졸깃한 듯 차진 식감의 반건조 명태, 부드럽고 달큰한 단호박, 탱글탱글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고소한 명태알, 졸깃한 듯 부드러운 무청 시래기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먹다 보면 공깃밥 하나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상호처럼 친구와 함께 삼시세끼 먹고 싶은 식당이었다.
당뇨병을 앓던 친구는 2022년 11월 개기월식 날 달의 그림자를 따라 하늘로 갔다. 2021년 12월 병원에 입원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먹은 점심이다. 그 후 친구와 백반을 먹지 못했다. 친구를 추억할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라지는 것보다 잊히는 게 슬프다. 기억을 곱씹어 잊지 않을 것이다.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를 주문한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생선구이를 하얀 접시에 각각 담아 내준다. 갓 지은 쌀밥에 배추겉절이, 오독오독 씹히는 오이지무침, 단단하고 짭짤한 콩조림, 양파·마늘종 장아찌. 보드라운 달걀찜, 생배추, 쌈장, 고추냉이 넣은 간장 양념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을 한술 크게 떠먹고 생선 살을 발겨 간장양념에 찍어 먹는다. 알맞게 간이 맞춰진 고등어구이는 기름지고 고소한 껍질과 촉촉하고 담백한 속살의 어우러짐이 좋다. 소금을 살짝 뿌려 구운 갈치구이는 부드럽고 촉촉한 살집이 튼실하다. 소금의 짭짤한 감칠맛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갈치살과 잘 어우러진다. 생배추에 밥, 쌈장, 생선 살을 얹어 쌈을 싸 먹는다. 입안이 고소함과 구수한 맛으로 풍성해진다.
삼시세끼 먹고 싶었지만, 함께한 친구는 이제 없고 추억의 맛만 가슴은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