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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Feb 07. 2024

따스한 봄볕을 닮은 밥상

춘석이네는 춘천초등학교 앞 가정집에서 할머님이 운영한다. 현지 단골분들이 많은 식당이다. 모 방송 출연 후 타지 분들도 알음알음 찾는 듯하다.


보리밥, 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며  삼계탕, 닭볶음탕, 전골 요리 등은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 겨울철엔 직접 빚은 만두로 음식을 내기도 한다.


따스한 봄볕을 닮은 밥상


백반을 주문하면 하얀 대접에 쌀과 보리가 섞인 보리밥과 꽃 그림이 그려진 양은쟁반에 밑반찬을 가득 담아 내준다.


얼갈이배추, 오이, 고추, 깍두기, 얼갈이김치, 고추 무침, 메주콩 조림, 우엉조림, 해바라기 씨 넣은 고소한 멸치조림, 새우 넣은 마늘종 볶음, 포졸임, 무말랭이, 호박 나물, 돌미나리, 머윗대 무침, 시래기 무침, 호박전, 해바라기 씨가 들어간 쌈장, 자연산 버섯 장아찌, 개복숭아 장아찌, 더덕장아찌, 산 뽕잎 장아찌, 비빔밥에 비벼 먹는 용도의 두부, 파, 버섯 등을 넣은 강된장 등 밑반찬과 국을 대신한 채 썬 오이, 고추, 양파를 넣은 새곰하고 시원한 오이 냉채를 보리밥과 함께 먹는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담근 장, 개복숭아 진액을 넣은 장아찌류, 삼삼하게 무친 나물무침, 시쿰하게 익은 김치, 꺼끌꺼끌하고 통통한 보리밥 등 투박하고 수고스러움이 듬뿍 담긴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따스한 봄볕 같은 시골 할머니의 푸근한 정이 담긴 밥상이다.


보리밥을 밑반찬과 쌈장을 넣은 쌈에 싸 먹다가 비벼 먹는다.


가슬가슬 통통한 보리밥과 약간의 쌀밥이 담긴 대접에 삼삼하게 무친 돌미나리 무침, 졸깃하고 구수한 시래기 무침, 머윗대 무침, 얼갈이김치, 호박 나물을 담고 두부, 파, 버섯 등을 넣은 강된장으로 비빈다.


검은 빛을 띠는 강된장이 속재료와 보리밥 한알 한알 묻혀지며 갈색빛으로 바뀐다. 여러 식재료들의 질감과 맛이 한데 어우러진다. 삼삼한 식재료에 짭짤하면서도 짙고 구수한 맛이 배이며 간도 맞추고 풍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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