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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반 마실

백반의 완성

청주 앵천식당~

by 바롱이
백반의 완성


앵천식당~


청주 한신휴플러스아파트 대각선 골목, 높은 주상복합과 빌딩들 사이에 있는 백반집 노포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외관과 미닫이문에서 노포의 기운이 느껴진다.


'찌개'는 '찌게'라 쓴 곳에서 먹어야 맛나다는 걸 알게 해준 곳이다.(현재는 ‘찌개’로 바뀌었다. 자장면보다 짜장면이 좋다.)


바쁜 점심시간엔 손님들이 밑반찬이 담긴 쟁반도 들고 가고 식사 후 상도 치운다. 시골 할머니 댁에 온 손주들처럼 행동한다.


주인 할머님도 인심 후하게 밑반찬들을 더 내주며 응대한다. 손주들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친할머니처럼......


김치찌개를 주문한다.


사기그릇에 따뜻하고 흰 쌀밥이 수북이 담겼다. 밑반찬도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쟁반 아래위로 첩첩이 쌓아 내준다.


움푹 패인 검은 냄비에 한소끔 끓여진 김치찌개 반찬이 더해지면 주인 할머니 넉넉한 인심이 담긴 백반이 완성된다.


할머니 연륜이 담긴 음식 솜씨, 따뜻한 정과 푸짐함이 고스란히 담긴 밥상이다.


이곳을 같이 다녔던 친구가 2022년 11월 개기월식날 달의 그림자를 따라 하늘로 갔다.


친구를 추억할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라지는 것보다 잊히는 게 슬프다. 기억을 곱씹어 잊지 않을 것이다. 둘 다...


둘 다 간직한 마음은 뜨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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