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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철의 맛

조개의 여왕

백합회와 백합탕

by 바롱이

부안 부안상설시장 보람이네수산에서 생합이라 부르는 백합을 구입한다.


부안 부안상설시장 늘벚횟집식당은 보람이네수산 여사장님 소개로 찾았다. 부안 토박이시고 환갑 지난 여사장님이 혼자 운영하는 초장집겸 식당이다. 20여 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였고 한다. 수더분한 인상과 차분하게 말씀 하는 모습이 좋다.


뜨내기 손님 보다는 현지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인근 수산물 가게에서 수산물을 사오거나 부탁 드리면 찌고 데치고 굽고 무치고 끓이고 여러 방식으로 요리해 주고 재료비, 수고비를 받는다.


수산물의 맛난 시기와 요리법을 잘 알고 계신다. 직접 사오긴 보단 부탁드리는 편이 맛나고 질 좋은 수산물을 맛 볼 확율이 높다.


조개의 여왕


여사장님은 백합은 날로 먹는게 제일 맛나다고 한다. 부안분들은 생합이라고 부른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이물질도 없다.


백합 살을 혀에 살포시 얹은 후 씹는다. 뽀얗고 쫄깃한 조갯살에서 짭짤한 바다의 맛이 먼저 느껴진다. 씹을수록향긋하고 달착지근한 감칠맛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조개의 여왕'이란 칭호에 걸맞은 맛이다.


대합탕은 냄비에 물과 바지락을 넣고 끓인 후 조개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면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마무리로 청양고추와 썬 대파를 얹는다. 모든 조리가 끝났다.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맛은 극대화되어 있다.


국물을 맛본다. 산뜻하다. 몇번 더 숟가락질은 이어진다. 속이 환하게 풀린다. 시원한 감칠맛과 청양고추의 매칼함이 섞인 국물 맛이 조화롭다. 대합살도 발라 먹는다. 바닷물을 머금은 뽀얗고 쫄깃한 조갯살이 짭짤하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단맛과 감칠맛이 포개진다. 조개의 여왕이라 불릴만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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