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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둥글게

2025년 추석 밥상

by 바롱이

2025년 추석 아침 밥상이다. 둥근 상에 음식을 차린다. 평소에는 의자에 앉아 네모난 식탁에서 식사한다.


차례를 지내지 않아 예전보다 많이 간소화됐지만 차례상의 흔적은 밥상에 남아 있다.​


앉은 자리마다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말간 탕국이 한 그릇씩 놓인다. 한식 상과 차례상의 기본인 국(羹)과 밥(飯)이다.


탕국은 소고기, 무, 두부란 바탕흙에 조선간장과 참기름의 유약이 발라지며 한데 어우러진다. 백자를 닮은 듯 깨끗하고 담박하다.


하얀 쌀밥을 탕국에 말아 먹는다. 술술 넘어간다. 밥 한 톨 남지 않은 국그릇만 남는다.


정일근 시인은 시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에서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 밥상이 그립다. (중략)/어머니의 두레 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 새끼로 앉아/어머니의 사랑 두레 먹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 남동생네 가족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다. 년에 몇 번 먹지 못하는 어머니의 두레 밥상이다.


가족은 즐거운 제비 새끼가 되어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을 나눈다. 어머니의 둥근 두레 밥상에서 가족은 식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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