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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PLERS Jul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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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호기심을 찾아서...

반년은 슬럼프였다. 무엇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냥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엉망으로 살아지는 대로 살았다. 의욕도 없고 자신감도 없다. '해야지,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결국은 '할 껄, 할 껄, 할 껄...' 껄무새가 되어버렸다. 엉망인 걸 알면서 그냥 그렇게 지내왔다. 슬럼프인지 번아웃인지 지독하게 병신처럼 지내왔다.


너무나 오랜만에 아이들과 서점에 갔다. 샘이 솜이에게 책을 한 권씩 손에 들려주고 서점을 한 바퀴 돌았다. 매일 성수동에서 집과 식당만 오가며 돈가스, 소바, 햄버거, 냉면 뭐 이런 생각만 하고 살았다. 수많은 책들이 손짓을 하며 반긴다. 역사, 문화, 사회, 철학, 에세이, 시, 잡지, 자기 계발, 경제, 경영, 일본 잡지 등등 한 권, 한 권 읽다 보니 내가 그동안 잃어버린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호기심


호기심을 잃으니 껍데기만 남았다. 세상 다 아는 사람처럼, 장사 다 아는 사람처럼, 외식업 다 아는 사람처럼 굴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잃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나의 밥이다. 밥을 안 먹으니 좀비처럼 살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호기심을 찾기 위해 글을 쓴다. 호기심 없이는 글을 쓸 수 없다. 질문에서 출발하지 않은 글은 남길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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