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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픽로그 K Dec 03. 2021

인도네시아 무씨 강의 물귀신

끄적끄적 외국 설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팔렘방 지역에는 무씨 강이 있다. 무씨 강에서는 놀러왔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미끄러져 1년에 한 번씩 사라지는 일이 있는데, 그 이유는 무씨 강에 귀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료집에 두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첫 번째 이야기는 내용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두 번째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옛날 왕궁에 왕과 왕비 사이에 아이가 없어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도 끝에 아들을 얻었는데 아이가 자라며 피부병에 걸렸다. 치료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사용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약 만드는 사람이 그 병은 저주라며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자궁에서 물이 담긴 채로 태어난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했다. 왕은 말을 믿고 그런 여자를 수소문했다.
이 소문을 들은 욕심 많은 부자가 자신의 딸을 억지로 결혼시켰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랑 신부가 함께 가마를 타고 무씨라는 강을 지나는데, 남자에게서 피부병 때문에 고약한 냄새가 났다. 여자가 참지 못해 강에 구역질을 했는데 이를 보고 화가 난 신랑이 신부를 강에 밀어버렸다. 이후 여자는 무씨 강의 귀신이 되었다고 한다. 


어릴적 자주 보았던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 나올 법한 이야기다. 영상으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심야괴담회> 제보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 피부병이라는 소재도 특이한데 그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자궁에 물이 담긴 채로 태어난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설정도 독특하다. 출산시에 양막이 터지지 않고 태어나면 태아가 양수에 담긴 채로 태어나게 된다고 한다. 자궁에 물이 담긴 채로 태어난 여자는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상상해보았다. 양수에 담긴 채로 태어나는 모습은 인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야기 후반에 여자가 강에 빠져 물귀신이 되는 모습과 관련이 있을까?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자가 귀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끝났지만 남자에게 복수하는 장면이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남자는 갈수록 피부병이 심해져서 나중에는 생선 냄새가 나더니 어느 날 무씨 강으로 끌려가 사라진다던가, 욕심 많은 부자는 왕한테 돈을 받았는데 그게 다 벌레로 변한다는 내용이 좋겠다. 행복한 결말이 떠오르지 않는데 이건 내가 못된 건지 이야기 흐름이 그런 건지ㅎㅎ 참교육을 시전하고 싶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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