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제로 돌아가보자. 규칙기반 시스템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초기 인공지능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을까? 지금처럼 쓸만한 기계도 없고 데이터도 없던 그 시절, 인공지능을 움직인 것은 사람이 미리 입력해둔 규칙들이었다. 이처럼 사람이 미리 입력해놓은 규칙에 근거하여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규칙기반 인공지능(Rule-based AI)이라고 한다. 규칙기반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미리 규칙을 잘 입력해두기만 한다면, 정말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이러한 환상 속에서 규칙기반 인공지능은 1950-197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한다(정상근, 2015). 그런데 정말로 규칙기반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규칙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문제>
학생들의 책상을 한 줄에 4명씩 총 3개의 줄로 구성된 시험대형으로 배치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에 미리 입력할 규칙>
(X, Y)에서 X는 가로열, Y는 세로열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수연 = (3, 1)]이라고 입력한다면, 인공지능은 수연이를 세 번째 가로줄의 첫 번째 세로열에 배치한다.
<입력 1>
[지윤 = (2, 2)] → 지윤이를 두 번째 가로줄의 두 번째 세로열에 배치한다.
그러나 만약 다음과 같은 입력이 들어온다면, 규칙기반 인공지능은 어떻게 대응할까?
<입력 2>
다혜의 앞에 민준이가 있고, 민준이의 오른편에 민지가 있다.
수연이는 창호 앞에 있으며, 지윤이는 민지의 바로 뒤편에 있다.
민준이와 수연이와 민지는 같은 가로줄에 있으며, 창호는 지윤이의 오른쪽에 있다.
다혜의 뒤에 유진이가 있고, 지윤이의 뒤에 제율이가 있다.
제율이의 왼쪽은 유진이, 오른쪽은 유민이이다.
라온이와 다혜는 같은 세로줄에 있고 라온이와 지우는 같은 가로줄에 있다.
시현이는 제율이의 뒤에 있다.
지우의 앞에 유민이가 있고 시현이와 같은 가로줄에 라온이가 있다.
그럼 인공지능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라? 내가 미리 학습했던 규칙이 아니네? ‘멘붕이다!’ 미리 입력한 규칙대로 대응하는 인공지능에게는 이렇게 예상치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입력 1>과 <입력 2>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미리 배운 내용이 아니더라도 추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기반 인공지능은 미리 배운 내용, 미리 입력된 규칙이 아니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것이 규칙기반 인공지능이 가진 가장 큰 한계였다.
다음 장에서는 규칙기반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재의 인공지능 시대를 이끈 주인공, 딥러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