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들리는 선풍기 소리와 휴대폰 진동 소리.
점심이 다 돼서야 가까스레 눈을 뜬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물 한 잔 마신 뒤
다시 누워서 휴대폰을 본다.
출출해질 때 쯤 대충 냉장고를 뒤적여 배를 채우고,
다시 누워서 휴대폰을 보거나 게임을 한다.
이성적으로는 공부,운동같은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침대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 해야 할 일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과거에 내가 벌려놓은 프로젝트들과 참여하겠다고 신청해놓은 대회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게 휴대폰을 보다 어느덧 잠이 들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다시 일어난다.
또 저녁거리를 찾으러 배달 앱에 들어가고, 먹을걸 시킨다. 기다리면서 게임을 하고, 치우기 귀찮아서 게임을 하고, 소화시키느라 게임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누우면 새벽이다. 그리고 휴대폰을 하다보면 아침이 밝아오고, 또 내일도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이 글을 읽었을 때 모두 인생에서 한번 쯤은 경험해 본 시기라 생각이 들 것 같다.
나 또한 이러한 매너리즘에 빠진 지 오래였지만, 변화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를 3인칭에서 바라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그렇게 한심해 보일 수가 없다.
나를 또다른 내가 바라보는 것. 그것만큼 현실을 빠르게 직시하는 길은 없는 것 같다.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모두이고, 각자 다른 생활과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도 누구나 자신이 한심하고 작고 보잘 것 없게 느껴 질 수 있다.
그러나, 나를 꺼내서 나를 바라보아라. 훌륭하다면 토닥여 주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훌륭하지 않다면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마치 수학 문제를 채점할 때, 답이 틀렸지만 이 문제는 계산 실수한거니까 맞았다고 치는, 끝없는 합리화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된다. 바라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쉽지 않다. 인간은 변화하려 하지 않고 적응하고 만족하려 한다. 그러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나를 바라보는 행위가 상처를 괴사시키는게 아닌, 아물게하는 시발점으로 작용하기를 고대하며 변화하려 노력하는 것 까지가 시작이다.
내가 이렇다는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모든 독자들이 이 글을 통해서 깨닫고, 우리 모두가 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나도 굳은 마음으로 이 악순환을 끊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