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름 사진을 좋아하고 꾸준히 찍는다
그래서인지 디지털 사진을 보정할 때도 필름 룩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최대한 필름 느낌을 내기 위해 눈을 굴려가면서
동일한 상황에서 촬영한 필름 사진을 분석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무슨 요소가 나를 이렇게 필름 사진에 끌리게 만드는 것일까?
당최 필름 사진은 디지털 사진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하나하나 요소를 짚어보면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말할 수 있다.
-입자가 불규칙
-색감이(화이트밸런스)가 색상마다 살짝 틀어짐
-채도가 빠져 보임
-특유의 노이즈(그레인)
-등등
하지만 이것만으로 필름 룩을 규정하기에는 큰 맥락을 관통하는 의미가 빠져 보였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필름 룩을 단지 그런 시각적인 요소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내가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은 필름 사진과 비슷한 분위기로 몇 가지가 더 있다.
빈티지한 것, 물 빠진 색감의 옷, 단독주택, 구제 옷, 오래된 동네..
뭔가 정형화되지 않고 불규칙하며
손 냄새나고 유일하며 개성 있는,,
당연한 말이지만 필름 사진이 디지털보다 오리지널이고
“진짜” 사진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진짜라는 것은 아마도 좀 더 인간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더욱 자연에 가까운 요소를 담고 있는 물질이기에
바로 그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찍는 순간 결과를 알 수 없고
순간에 따라 빛의 양과 색을 다르게 잡아내는 진짜 물질인 필름의 자연스러움
한장한장이 유일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부분이랄까..
이것은 아마 인간이라면 모두가 친근감을 느끼는 그런 좋은 속성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자연스러움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특징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