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빵이
8년을 함께했다.
2018년 우리 집에 처음 대빵이가 이사 온 날.
그때 이미 대빵인 2년 된 수염이 왕성하게 다 자란 젊은 성어(어른 물고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아이들의 아빠이자 이 구역의 당당한 1인자.
20마리 중 가장 큰 등치를 자랑하는 몸매에 비해 성격은 꽤나 소심했다.
겁이 많아 사람이 어항에 다가가면 다른 아이들보다 가장 먼저 숨기 바빴고 놀라기도 어찌나 잘 놀라는지. 숨었다가 안전이 확인되어도 가장 늦게 나오는 트리플 A형.
어항 속 물고기의 세계도 치열한 동물의 세계처럼 언제나 1인자는 딱 한 마리였다. 비슷한 크기의 어른 수컷이 새로 들어오면 반드시 며칠에 걸쳐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였고 그는 결국 이겼다.
그리고 당당히 가장 앞자리를 누비고 다녔고 누구보다 큰 먹이를 먹을 수 있었고 산란항(집)이 몇 개가 있던 전부 몽땅 자기 차지였다.
처음에 우리 가족은 냉정한 그들의 세상을 몰랐다. 수컷이 크기가 비슷하면 사이좋게 집(산란항)을 하나씩 가질 거라 착각하고 수컷수만큼 여러 개를 넣어줬었다. 그러나 곧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고 그 모든 걸 이긴 한놈. 바로 우리의 대빵이가 몽땅 차지했단 걸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8년을 그의 세상에서 왕자리를 지켜냈다.
반짝반짝 눈부신 황금색 몸의 대빵이는 우리 집 어항의 주인공이자 모든 새끼안시들의 아빠이자 그들 세상을 이끄는 대장으로 화려한 삶을 살다 누구나 그러하듯 하늘나라로 떠났다.
대빵이가 우리 가족이 되고 함께 살며 안시란 어종이 얼마나 부(父) 성애가 강한지, 어미가 알을 낳고 떠난 후 그 알들을 지키고 새끼로 부화시키는 과정, 보통 물고기와 달리 사람과 교감이 얼마나 어떻게 가능한지, 나름의 큰 삶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는 우리와 함께 어떻게 잘 이겨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부터 풀어나가 보려 한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