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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려 Oct 16. 2024

BE LEFT ANGEL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들에 대해

처음 마주한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전 아직도 그 기억이 눈앞에 선합니다.

주마등을 마주하고서야 만나게 된 작은 생명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머리가 너무 길어서 외계인인 줄 알았어요. 얼굴은 다 불어 터진 만두 같았고 쪼글쪼글한 온몸은 샤페이(견종) 같기도 했습니다.


눈도 뜨지 못했지만 품에 안은 우리 분신은, 안기자마자 울음을 뚝 그치고는 입처럼 보이는 조그만 구멍을 오물거리며 젖꼭지 옆에서 바동거렸죠.


시간이 지나고 아이는 점점 자라서 독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조금은 서운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도 나는 아이를 사랑할 테고, 아이도 나를 사랑할 테니까요. 오늘도 잠에 들기 전 나는 아이에게 말합니다.


-엄마는, 유채가 엄마 딸이라 행복해.


빨리 컸으면 좋겠지만, 조금만 덜 빨리 컸으면 좋겠는 마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엄마의 마음을 비리프엔젤의 배내박스에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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