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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pr 13. 2024

<올드 위키드 송>

2023년 1번째 연극

작년 1월 1일 본 연극의 후기를 지금 쓰는 사람이 있다?! (죄송해요,,,쓴 줄 알았어요,,,)


새해에 색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 고민고민하다 연극을 보기로 결심! 수많은 고민(?) 끝에 <올드 위키드 송>이라는 극을 택했고 캐스팅은 요제프 마쉬칸 역에 남경읍, 스티븐 호프만 역에 곽동연이었다. 헤헤 동연 배우 <올드 위키드 송> 놓친 걸 이렇게 만회한다.


줄거리: 86년 봄, 슬럼프에 빠진 피아니스트 스티븐은 자신을 구제해줄 쉴러 교수를 만나러 미국으로 향하지만...그를 기다리는 건 마쉬칸 교수다. 마쉬칸은 쉴러를 만나기 위해선 자신에게 3개월 동안 연가 <시인의 사랑>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이걸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는 스티븐은 신경질만 내기 일쑤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티븐은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상처를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된다. 마쉬칸과 스티븐이 노력한 덕이다.


연극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몰입감이 이렇게 강했던 건 처음이다. 앞 줄에 앉아서 그런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 점을 제외하고서도 연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다. 동연 배우....연기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니 정말 잘하네요...경읍 배우는 동연 배우가 꽉 조인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잘해주셨다. 어떻게 보면 불 같은 스티븐 캐릭터랑 정반대여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답답함까지도 경읍 배우가 연기해주신 덕에 편히 볼 수 있었다. 아직도 생각나는 너털웃음~1년이 조금 지난 지금도 나를 압도시킨 이 날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 같은 캐스팅으로 다시 온다면 기꺼이 보러갈 것이다.((결론: 같은 캐스팅으로 와주세요...아니 일단 그냥 오세요))


초반엔 마쉬칸도 스티븐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쉬칸은 스티븐이 뭘 해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스티븐은 마쉬칸이 뭘 하지 않아도 성질을 냈으니 ㅋㅋ 상극 오브 상극이라고 말할 수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동화되는 때에 내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어긋나고 되풀이되는 상황들은 마음이 아팠지만 이 단계에 와서는 마쉬칸도 스티븐도 충분히 이해되었기에. 흔한 스토리였지만 배우들 덕에 흔하지 않은 극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열연하는 배우들을 보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였다.(직접 보면 할 수밖에 없음. 그들의 연기에 감동함.) 잊지 못할 새해 첫 날을 선물해준 연극 <올드 위키드 송>과 배우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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