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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02. 2024

<헤드윅>

2024년 1번째 뮤지컬

우여곡절 많았던 애증의 뮤지컬....이제는 '애'만 남은 뮤지컬.....몇 번이고 다시 보고싶은 뮤지컬....

티켓팅 목적으로 위메프 깔았다 연극/뮤지컬 티켓도 팔길래 남겨두었더니 아아아아아아악 이게 웬 걸!!! 위메프 컬쳐데이로 <헤드윅>을 한다는 소식을 보았다. 미치겠다 어떡하지 지방공 한다는데 지방공을 가야 하나 고민 두 번 할 시간에 합리적으로(?) 티켓팅 질러버림^^

밥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무사히 샤롯데 도착 ! 조금 앉아있었더니 공연이 시작됐다.

캐스팅은 헤드윅 유연석, 이츠학 여은, 슈크슈프 이준, 크리츠토프 재키, 야첵 이한주, 슐라트코 전일준, 마르코 정다운으로 보고 왔다.


(사담이 깁니다. 거의 주책 수준. 생각나는 거 줄줄이 다 씁니다.)


1. 공연 시작 전 주의 사항 안내부터 과격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부터 헤드윅스러웠다. 연드윅은 1층 뒷문으로 입장하면서 통로쪽 관객들 손을 다 쓸어주셨다. 동시에 고고한 표정과 걸음을 잃지 않았음. 무대 올라와서  샤우팅하는데 난 거기서부터 너무 놀랐다. '어...내가 아는 유연석이 아닌데????' 물론 내가 보고 있는 게 유연석이 아니라 헤드윅이라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2. 티어 미 다운 전에 인사말을 활용한 섹드립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방거리던 두 발ㅋㅋㅋㅋㅋㅋ 호응 안 좋으니까 자기 호응 안 좋으면 처음부터 다시 할 거라던 연드윅 (나 여기서부터 두 시간 반 더할 수도 있어! 5시간 공연 해버릴 수 있어!) 오히려 관객분들은 그걸 반기셨지 ( 나 포함)(해달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지연입장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셨는데 너희 노래 하나 놓쳐서 어떡해~그러면서 노래 잠깐 뽑아주심. 락하는 유연석 아직도 낯설다.....


3. 연드윅은 아픈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재주가 있다. 거기서 이미 마음이 쓰였는지 오리진 오브 러브 부를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눈물 때문에 연드윅이 물결쳐보이는데 그게 왜 그렇게 처연해보였는지. 오리진 오브 러브 때 무대효과도 좋았다! 원작 넘버도 참 좋아하는데 직접 들으니 느낌이 더 묘하네....


4. 중간중간 연토미씨가 나오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조출연 느낌이라 웃겼어 (토미가 어떤 인물인지 안다면 안 웃길 것임) 예츠학이 펩시 열고 토미 노래에 리듬 타는 거 웃겼다 진짜로 ㅋㅋㅋㅋㅋ 귀여웠어! 생각해보니 토미 놈 화나네.....왜 지가 만든 것도 아닌데 갖다 쓰냐....


5. 대망의 슈가대디.....사뿐사뿐 내려와서 팔받이를 밟고 올라서는 연드윅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너무 놀람 저런 거라는 거 알고 있었는데 카메라가 아주 가까이서 찍어주시니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가 다 보였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6. 앵그리 인치는 전후로 너무너무 비극적이어서 화가 났다. 엄마도 루터도 상황도 왜 이리 헤드윅한테 가혹한 거야.....사랑하는 남자와 살고 싶었던 헤드윅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장벽은 무너졌다. '나 있을 때 무너지지...' 회한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옷 갈아입고 나온 연드윅은 위긴 어 박스를 부른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넘버!) 거울을 보면서 루터에게 선물 받은 가발을 쓰고 단장을 한다. 그러다 제모를 하고(?) 오겠다며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가심. 떼창 타임 끝날 때 즈음 나온 연드윅은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어떻게든 살아가보겠다는 헤드윅의 의지겠지. 웃겼던 건 연드윅도 자기 다리가 예쁜 걸 너무나 잘 아는 나머지 이리 꼬고 저리 꼬고 해줌 ㅋㅋㅋㅋ (???: 와 와 와)


7. 토미와의 이야기 시작....토미는 어리숙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헤드윅이 좋아하는 부분을 아주 정확히 건드린. 헤드윅은 음악을 했고 토미는 음악을 배우고 싶어했다. 그래서 둘은 통했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사랑은 다시 한 번 헤드윅에게 심술을 부린다. (토미 놈 하.....) 헤드윅의 비밀을 알아버린 토미가 떠났다. 우물쭈물하다 떠나는 거 정말 못 봐주겠삼...^^


8. 루터랑 결혼하면서 우리의 결혼 생활은 남들과 달랐어요....~하다 갑자기 오또케쏭 부르신 연드윅...^^ 현타왔는지 다 부르고 '돈 벌기 힘들다'고 나지막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객 분들한테 흔들어제낀 펩시 주고 손수건 주고(손수건을 가져가기 위한 조건은 무려 손등키스였음. 관객분이 빼는 데도 으음~(고개 절레절레) ㅋㅋㅋㅋㅋ 무조건 손등키스를 해야한다고 ㅋㅋㅋㅋㅋ) 초반에 하입보이도 췄는데 청자켓과 아주 잘 어울리는 춤사위였습니다~


9. 여츠학 얘기 해야지!! 중간중간 노래 부르는 여츠학.....정말 잘했고 멋있었다. 연드윅 잠깐 들어간 사이에 파파...~하면서 곡 하나를 완곡했는데 여츠학의 기구한 운명과 맞물려 노래가 더욱 슬프게 들렸다. 자신과 자신을 닮은 헤드윅을 위한 노래라는 생각도 했다. (남자 역할이지만 여자 배우를 쓴 이유가 있겠죠) 보디가드 노래도 정말 잘 부르심.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라고 자체적인 효과도 넣어주신 것 같았음.


10. 후반 세 넘버가 싹 좋았음. 익스퀴짓 콥스, 윅크드 리틀 타운, 미드나잇 라디오


11. 익스퀴짓 콥스는 영화에서도 충격으로 다가왔는데(편집 효과 때문에) 무대에선 조명과 화면으로 충격을 자아내는구나. 확실히 눈으로 보는 게 더 충격이었음. 제정신이 아닐 수밖에 없는 헤드윅이 다 내려놓겠다고 가발도 벗어던지고 자신을 옭아맨 치렁치렁한 옷들도 찢어발긴다. 초라한 모습으로 쓰러진 연드윅을 조명 하나가 딱 비추는 순간이 있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12. 잠깐 암전됐다 파란 조명 속에서 연토미가 부르는 위크드 리틀 타운....영화에선 토미의 거짓부렁처럼 보였는데.....공연에선 토미가 헤드윅을 정말 사랑했을까에 대해 내 자신에게 되물을 정도였다. 마이크를 잡고 비장하게 부르는 연드윅은 아니 유연석은 멋있고 섹시하기까지 했음. 이상하게 또 눈물이 흘렀다. 토미 개자식인 거 아는데 왜 왜 눈물이 나는 건데......


13. 미드나잇 라디오는 영화에서 최고로 중요한 마지막 장면을 위해 쓰인다. 헤드윅과 예츠학은 서로를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다. 아까 끊은 눈물 여기서 다 흘림.....안쓰러워죽겠고 애처로워 미치겠고.....옷을 갈아입고 온 예츠학이 고마워요 헤드윅 하면서 퇴장하는 헤드윅을 배웅하는데 으아아아아아아 헤드윅은 이제 발걸음을 하나 내딛은 거고, 앞으로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시련도 다 이겨낸 언니인데 뭐. 더불어 예츠학도 자신이 소원하던 존재가 되었으니 날개를 펼칠 일만 남았다. 편안해라. 부디.


14. 무대인사 때 유연석이 관객들 얼굴 볼 수 있게 불 다 켜달라고 했다...2층 관객 분들도 얼굴 잘 보이게 불 켜달라고 했다....2층에 앉아있던 나....감동 받음....헤드윅 티 입고 나온 유연석과 예쁜 드레스 차려입은 여은은 더더 예쁘고 당당해보였다.


15. 7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오는데(웃긴 건 7년 전 나는 구동매에 빠져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극장으로 돌아온 헤드윅에서 클래식함을 표현할 수 있는 거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줄마이크'를 썼다고 한다(!) 요런 디테일들 넘나 좋은 것....배우가 작품에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쓴다는 건 진심이라는 의미와 다름없으니까...때문에 동선이 복잡해져서 세 예츠학한테 사과한 연석씨 ㅋㅋㅋㅋㅋ


16. 광란의 앵콜과 리앵....넘버 하나 하나 짧게 달리는데 배우랑 관객이랑 물아일체 되서 다같이 미쳐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극소심러 나도 일어서서 뛰게 만든 헤드윅의 힘은 대체......공연 수준으로 노래하고 점프하다 물 뿌려줌(물 맞은 유연석 잘생겼어...쾌남 재질)(아 맞어 공연 중간에 팬서비스로다가 물 뿜어줌) 불금이라 뛰어보겠다던 연석씨는 리앵 요청까지 받으며 목을 찢고 가겠다고 했다 집에 안 가도 되냐고 걱정하던데 제발 보내지마ㅠ 리앵 때는 유연석으로서 슈가대디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뿜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연덕스럽다 증말~리앵까지 끝나고 하리보 던져줬는데 완벽한 시구 자세로 2층까지 던져줬다(칠봉이 어디 안 가죠) 퇴장할 때 옷 벗어서 비명지름(와씨 핫하다....)


17. 그 이후로 뭐에 홀린 것처럼 헤드윅 생각만 함....허우적거릴수록 빠지는 건 기분 탓이겠죠....


18. 조명 연출 좋았던 부분: 겁에 질린 헤드윅이 수술 받는 거 은유적으로 표현해준 거랑(삭 긁히는 거 무서웠어) 익스퀴짓 부르고 쓰러진 언니만 채우던 거.


19. 관객 호응도도 최상이었다. 우헤헿. 그래서 다들 엄청 힘 받고 날아다니셨다! 무대부터 1층까지 공간을 엄청 넓게 쓰심. 덕분에 보는 재미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공연 중간 중간 박수와 함성, 조그마한 반응까지 대박적이었음))((티키타카 느낌으로다가))


작년 겨울, 영화 <헤드윅>을 보고 뮤지컬도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만나게 되어 행복했다. 나의 첫 헤드윅이 연드윅이라는 것도 행복해 지금도 감탄사 밖에 안 나오는데.....깔깔 웃게 만들다가도 어느새 헤드윅 서사에 관객들을 줄줄 끌고 가는 연드윅...

어떻게 토미까지 이해하게 만들어. 정말 사랑했을 거라 믿게 만들어. 토미 떠나고 서럽게 울던 연드윅은 또 어떻고. 다시 태어난 이츠학 머리에 키스하며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퇴장하는 발걸음이 대조되어 마음이 쓰라렸다. 사람 마음 오르락 내리락 하게 해놓고선 무대 인사 때 환한 눈빛으로 관객들을 바라보는 연석씨에게 반했습니다....2층 바라보는 눈빛 못 잊어...거기다 자신만 사용한다는 '줄 마이크'는 또 얼마나 감동인지.....그리고 죽어라 달리던 앵콜과 리앵까지 ㅋㅋㅋㅋㅋㅋㅋ 무언가를 진정으로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안 예뻐해! 블로그 글 쓰면서 후기 찾아보니까 감정이 더 벅차오른다. 조만간 2차를 찍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연드윅 여츠학 짱이었어요 정말!


+) 나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연석씨 몸 보고 속으로 환호성 지름..........와아..............................와.....................................옴마나

내가 이걸 봐도 되는 거에요....?????? 정말?????? (주책) 핫팬츠에 훤히 다 드러나는 다리에도 정신 못 차렸는데 아니 아니............앞이랑 등 근육 무슨 일인데..........아무리 봐도 제가 좋아하는 몸이라 감사합니다(????)



오늘도 주접을 떨러왔다,,,음하하,,,,,어쩌다보니 자둘을 찍게 되었네^^((온전히 내 손가락 잘못이에요))


1연언니 저번이랑 의상 똑같았고, 입장할 때 포스는 여전했다,,,,위풍당당 헤드윅 그 자체,,,,관객 한 명 한 명 핸드터치해주다 랜덤으로 싸인 선글라스 줌 ! (듣기에 선글라스에 싸인하는 사람은 연언니 뿐이라고) 그대로 무대 올라와서 티어 미 다운 멋들어지게 뽑아주시는데 여전히 좋네요(난 좋다는 말밖에 못하는 좋아무새)

2. 언니 나 마시떼! 할 때 왜케 상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큼한 몸짓과 그렇지 못한 대사)) 암튼 너무 좋아하더라 ㅋㅋㅋㅋㅋㅋ + 하우두유두, 바르셀로나 드립(유연석일 때도 이 드립 침ㅋㅋㅋㅋㅋ) 들을 때마다 웃김 ㅋㅋㅋㅋㅋㅋ 그러다 티어 미 다운 끝 부분 다시 해주면서 분위기 잡는 거,,,그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신 거에요 ?! 노련하다 노련해 멋지다 멋져

3.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어린 시절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오리진을 부르는 언니를 보면서 이번엔 생각에 깊게 잠겼다. 언니의 밤을 그렇게나 괴롭혔던 반쪽은 무엇일까 어디 있을까. 왜 그날 밤은 달랐던 걸까.

4. 이번엔 슉댇이 왜 이리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예츠학이랑 합 맞춰서 춤추고 난리났는데 이거 분명 신나는 거 맞는데 !!! 루터만 생각하면 화가나......하....니 뭔데.....

5. 아무튼 언니는 루터와 결혼하려고 자신의 성별을 내려놓는다. 그렇게 들떠서 간 미국엔 행복이 없다.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고 루터는 다른 남자와 도망갔다. '나 있을 때 무너지지....' 말하던 언니 얼굴이 그렇게나 슬퍼보일 수 없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 수도 루터를 찾을 수도 없는 언니는 위기너를 나지막히 부른다. 오늘 위기너 유독 가슴이 철렁했다. 언니가 하나도 안 괜찮아 보여서. 트레일러에서 나오는 언니는 여느 때보다 아름다우면서 안쓰러웠다. 

+ 내가 기억하기에 윅인어 때 객석 안 돌았던 거 같은데 오늘 돌았네 우아!

6. 악에 받쳐 부르는 앵그리 인치 정말 정말 무서웠어....전광판 끝까지 보긴 했는데 한 서린 언니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마이크 줄 때문에 고통이 더욱 선연히 느껴졌다. 얼마나 무섭고 겁났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7. 닥터 에스프레소 오픈 암스 미쳤나 ! 유연석 목소리로 열창하는데 들을 때마다 사랑에 빠진다. 이런 미친~샤롯데 천장 뚫을 것 같은 당신의 성량...�♥️

8. 예츠학 파파...~ 오늘 더 애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다들 오늘 왜 이렇게 감정 맥스야....f 인간인 나도 덩달아 감정 맥스 된다고요....

여츠학도 그렇고 예츠학도 천장 뚫을 기세였다. 시원시원한 고음 덕에 에어컨이 필요 없었다.

9. 드디어 연토미의 등장. 아담, 이브, 사과 이야기 '헤드윅, 그 사과를 내게 줄래요?' 헤드윅이 왜 반한지 잘 알겠다. 인간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인간을 잊지 못한다.

10. 그래 토미야 당황스러울 수 있거든? 아니 사랑한다며.....언니의 거기까지 사랑해줄 순 없던 거니......연토미 짜슥....토미 떠나고 언니 절규할 때 눈이....눈이.....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마저 베어지는 바람에 다 놓친 사람 같았다. (이때 본 연드윅 눈, 잊지 못하겠다.) 언니는 토미 진심으로 사랑했어. 그토록 찾던 반쪽이라 믿었는데.

11. 가장 좋아하는데 가장 고통스러운 구간. 익스퀴짓~믿라. 언니가 잠깐 자리를 비웠을 때, 예츠학은 언니가 토미를 위해 지은 <위키드 리틀 타운>을 부른다. 새로운 가발을 쓴 언니가 조용히 들어와 듀엣을 한다. 노래가 끝나고 예츠학에게 다가오는 연드윅. 나는 독일인, 너는 유대인, 나는 남자, 너는 여자니까 우리끼리 뭐하나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그러는데 이 감정선이 익스퀴짓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대사칠 때 마이크 안 대고 해서 더 실제처럼 느껴진다.) 언니 토마토 터뜨릴 때......오페라글라스로 보는데.......몸짓이랑 표정이 뭐라 말할 수 없었다.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무게에 짓눌려 고통스러운 언니. 연기라는 걸 아는데 가슴이 저릿했다. 울면서 가발 쓰다듬는 언니 안아주고 싶어...언니 언니....

12. 연토미 재등장해 위키릿 부름. 연토미 너무 너무 미운데 위키릿 장면에선 헤드윅을 정말 사랑하긴 했나. 사랑했구나. 뒤돌아보게 만듦. 그래봤자 토미는 떠났고 그건 헤드윅 머리에서 지어낸 상상이겠지만. 요 장면도 표정이 잘 보여서 슬펐다. 오페라글라스로 눈 보려고 했는데 토미가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언니 울린 거 너무 너무 싫은데 너도 그렇게 울고 있었니? 그렇다고 말해줘. 토미...다시 생각해도 언니 앞 부분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던 애라서 더 밉다. 헤드윅은 토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반쪽'이라고 믿었었는데. 그런데 위키릿 노래하는 토미 보면 다 용서가 되고. 이런 내 마음을 모르겠다~

13. 미드나잇 라디오....감정이 더 깊어져서 날 울리는 노래. 헤드윅이 모든 사람들을 향해 위로를 건넨다. 지지마라, 포기마라! <<이 부분 힘이 더 느껴져서 좋았음. 니 인생 니가 이끌어야지 주먹 불끈 지게 하는 부분. 언니가 무대 곳곳 돌아다니면서 노래해주는데 그게 왜 이렇게 울컥한지. 다 풀리고 예츠학한테 가발을 씌어주는 장면도 오늘따라 왜 이리 울컥한지. 예츠학 표정도 감격 그 자체였다. 하이라이트 손을 들어! 에선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들었다. '헤드윅과 이츠학과 뜻을 같이 하겠습니다'와 같은 일종의 맹세라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의 '현장'에 내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소중하다. 미드나잇까지 끝나고 머리랑 가슴이랑 진심 아팠음....오페라글라스까지 동원해서 보았으니 집중한 건 말모말모. 연언니랑 예츠학의 표정, 감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 의미있었고, 고통스러웠다. 오늘 퇴장하는 연언니는 아스라질 것만 같았다. 부서지지마 포기하지도 말고. 

+ 언니 여기서 맨발인 거 좋은 포인트. 날 것의 자신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동시에, 난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느낌이라 슬프다. 

언어가 딸려서 표현을 기깔나게 못하겠네....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이왕이면 보세요 ~~!

14. 앵콜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미쳤다 ! 한시도 긴장을 뗄 수 없는 연드윅 ~~ 먹먹하게 했다 한순간에 머리 풀게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앵콜은 넘버를 짤막하게 불러주는데 이때 유연석도 이예은도 다같이 미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햐....나도 성수 맞아보고 싶어 1층에서 보고 싶어...그 무거운 컨버스 신고 폴짝폴짝거리는데 발목 아프냐고 묻기도 전에 뛰댕기는 애 같어 ㅋㅋㅋㅋㅋㅋㅋ 연석씨 짱이야....앵콜만 봐도 힘 만땅 받아 정말 ! 앵콜맛 너무 봐버렸어....연석씨가 버릇 잘못 들여놨어......이제 누구도 앵콜하지 않는 사람은 안 봐줘(?)

15. 리앵 ! 크립 들은 사람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부러웠는데 나도 들었다 ! � 앵콜 연발에 잠시 망설이던 연석씨는 "뒤에 공연이 있으니까...한 곡만 더하고 갈게요~공연 없었으면 몇 곡 더 했을텐데(이게 미치는 포인트...저녁공 리앵 더더 기대되잖아 곧 있을 막공도 말이야!!!!)" 암전 주세요 하고 몇 초 후 흘러나오는 기타 반주....으아니 이건 크립이다 ! 나도 크립 듣는다 ! 황홀해서 얼굴 부여잡아버림� 섹시펑키락스타 유연석 어떻게 안 사랑해요....쉬~~~부분 가성 소름 돋음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진짜 잘해서 사람 어지럽게 하네 정말❤️

16. 락스타하니까 펑키락제스처랑 락앤롤 제스처 생각난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 나가~하는 연언니 후후 어떤 넘버인지 확실히 기억 안 나는데 슉댇이었나 언니 팡팡 튀는 춤췄는데 미의 극치였다. 오페라글라스 빌리기 잘했다 싶었음. 역시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밖에 없나봐요�

17. 아!!! 그리고 공연 날 예츠학 생일이어서 생일 축하 엄청 해줌!!!! 해피버스데이~생일 축하해~오가던 따뜻한 미소들과 박수들 잊지 못해...앵콜 때 앵인이랑 미쳐버린 예츠학 생일 축하해요��행복한 생일이 되었길:)

18. 관객들 바라보며 남기는 멘트들, 관객들 바라봐주는 눈빛, 직접 제작한 헤드윅 모자(싸인해서 던져줍니다~), 공연 말미에 던져주는 하리보 젤리(구미베어 젤리가 헤드윅에서 중요한 오브제인데 그걸 준비해주다니....2층까지 힘차게 던져주다니....섬세해....), 위에 말한 선글라스(싸인해서 입장할 때 줍니다~), 매번 하는 리앵...배우가 모든 걸 다 쏟아놓고 가는데 어떻게 안 좋아하나요. 어떻게 이 극을 끊나요�연드윅을 넘어서 유연석이라는 배우의 팬이 되었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사람. 혼자 2시간 넘는 공연+앵콜 이끄는 것도 관중들 다정하게 챙기는 것도 이쁘다. 한편으론 직업의식을 다하는 모습이라 멋지고....열심히 하는 사람들 보면 삶의 의지를 얻는다.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하고. 유연석이 나에게 그런 사람이고 ! 헤드윅이 나에게 그런 공연이고 ! 막공 못 봐서 아쉽지만 혹시나 다음 시즌에도 연드윅이 온다면 더 더 많이 보러가고 싶다. (진지) 막공 가까워지는 거 싫다 진짜.....유연석 평생 무대에 묶어놓고 싶어요.....

+헤드윅 자체도 만족스러워서 다음 시즌 공연도 많은 기대가 된다. 예전엔 소극장에서도 했었다는데 소극장 헤드윅도 궁금하고 ㅎㅎ 어떻게든 어떤 모습으로든 돌아와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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