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번째 연극
드디어 언니랑 연극 보고 왔다...!(이런저런 사정으로 설부터 계속 밀렸음) 다음 주가 막공이라 거의 막차 타고 왔다 ㅎㅎ
제목은 <아트>고 사람과 우정, 자세히 보면 사랑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캐스팅은 세르주 역에 엄기준, 마크 역에 김재범, 이반 역에 박호산이었다.
줄거리: 세르주와 마크, 이반은 둘도 없는 가장 친한 친구다. 어느 날, 세르주는 가로 150, 세로 120에 하얀 바탕에 하얀 줄이 그어져 있는 그림을 5억이나 주고 산다. 그런 세르주를 이해할 수 없는 마크, 중간에서 둘의 비위를 맞추는 이반. 우리는 정말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우선 가장 놀랐던 것은 엄기준씨의 비주얼......와우 화면빨 왜 이리 안 받으시는 거야 쓰리피스에 안경 쓰고 나오셨는데 키도 크고 잘생기셨다. 특유의 쪼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가끔씩 주단태가 튀어나오긴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호산 배우는 대사량이 진심으로 많아서 대사를 저셨다. 처음엔 응..? 싶었는데 저 정도면 이해해줘야 한다. 재범 배우는 요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어떤 연기든 다 잘 해내겠다는 느낌을 뽝 받았다. 연극의 포문을 재범 배우가 여는데 연 지도 모르게 들어갔단 말이지. 멀건 얼굴로 능청스럽게 연기 참 잘하셨다. 청년 역할 한 번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등등곡 보러 가야 하나....청년은 아니고 선비지만...)
광대 아플 정도로 깔깔거리면서 관극한 극은 <아트>가 처음이다. 이야기는 줄거리 칸에 쓴 것처럼 아주 단순하다. 극에서 미술에 조예가 깊은 세르주가 하얀 캔버스를 5억이나 주고 산다. 그걸 들은 마크는 믿기지가 않는다. 작품 같지도 않은 걸 5억이나? 싶어서. 좋게 이해해보려 해도 생각은 제멋대로 말은 틱틱거리며 나간다. 그런 마크를 본 세르주는 '마크가 변했다'고 이야기한다. 나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유머감각이 사라졌다면서 말이다. 세르주 입장에서 얼마나 서운했을까. 5억, 큰 돈이지만 온전히 세르주 돈이고 세르주 마음대로 쓴 건데 내가 어이 없다고 해서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극은 마크의 반격(!)으로 변화한다. 마크가 본심을 말하는 장면이었는데, 나는 이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 뜬금 없다 느껴질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마크를 보면 아예 말도 안되는 이야긴 또 아니어서.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노력했고, 마크로 인해 훈훈한 마무리를 맞이할 수 있었으니. 본심 말하는 장면 덕에 내게 오래 남을 연극이다.
+) 덧붙임: 셋의 우정이 모였다 찢어졌다 하는 모먼트가 재밌었다. 진짜 오래된 찐친 느낌으로다가 ㅋㅋㅋㅋㅋㅋ 유치해서 보는 맛이 있었다.
ex) 이반 집에 걸린 그 그림,,,걔네 아버지가 그린 거야,,~/뭐?(하....), 세네카를 읽어(세르주가 마크에게 툭)/(답답해하는 이반에게 마크가 툭) 세네카를 읽어
언니도 나도 만족스러웠던 연극! 집에 오면서 <아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마크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배우들이 그린 앙뜨루와 전시회가 있었다는 이야기. 다시 돌아와줘! <아트>, 재밌었어 ! 다음엔 6억짜리('짜리'가 맞나..) 캔버스로 돌아오려나 얼마나 더 익살스런 연기를 펼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막공까지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