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번째 뮤지컬
새해 첫 뮤지컬! 씅 좋아하는 친구랑 크리스마스에 표 잡아두고 이 날만을 기다렸다! 음하핳 동현은 자첫이고 씅은 연극(정확히는 음악극)으로만 봐서 뮤지컬에선 어떨지 모르겠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공연장 입장! 커튼콜 위크라 간만에 1층 잡음 히히
극은 처형을 앞둔 골드문트의 앞에 수도원장 나르치스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나르치스가 죄를 저질렀고 그 죄를 고해하기 위해 나르치스가 오게 된 것이다. 둘의 인연은 골드문트의 소년시절로부터 시작된다. 골드문트의 아버지는 골드문트를 마리아브론 수도원에 맡겼고, 그곳에서 만난 수습교사가 나르치스였다. 금발에, 책 속 글자들을 자연에 비유하는 골드문트와 감성보다는 이성으로 종교적으로 깨우침을 주는 나르치스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 귀기울였을지도 모른다. 하루는, 내내 괴로워하던 골드문트에게 나르치스가 말하길,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말해보게나." 그 말을 들은 골드문트는 뛸 듯이 기뻐하다(동경하던 나르치스가 자신을 '(골드문트의) 친구' 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이내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한다. 골드문트는 몰래 수도원을 빠져나갔었고, 빠져나가 여자 아이들과 일탈을 즐겼다. 이야기를 다 들은 나르치스는 계율은 중요한 것이나, 계율도 '그 분'의 작은 것에 지나지 않고, 너는 어떤 서품도 받지 않았으므로 네가 벌인 일탈은 죄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수도원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니 떠나라는 말까지도 덧붙인다. 고민 끝에, 골드문트는 수도원을 떠나게 된다.
시간은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골드문트는 방랑하며 만난 것들을 나르치스에게 이야기한다. 수도원 안과는 다른 공기와 햇빛, 스쳐지나간 수많은 사랑(스쳐지나간 사랑도 있고, 마음에 오래 머문 사랑도 있고) 그리고 조각, 그리고 죽음. 골드문트가 조각을 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마리아 상'을 처음 마주한 날, 자신이 잃어버린(자신의 속에서 없어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이다. 속 얘기를 꺼내는 골드문트는 그동안 지어온 죄들을 속죄하며 나르치스에게 자신을 마리아브론으로 다시 데려다달라고 한다. 골드문트가 다시 조각하는 것을 간절히 원했던 나르치스는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마리아브론으로 돌아온 골드문트는 나르치스를 생각하며 '사도 요한' 형상을, 바깥에서 만난 것들로 갖가지 조각을 만들어낸다. 나르치스는 그것들을 보며 골드문트의 생이 보이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경탄하며 조각상을 둘러보던 나르치스는 저쪽에 있는 천이 덮인 조각상에 대해 묻는다. 골드문트는 마리아 상이라고 대답하며 아직 어머니의 얼굴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골드문트는 마리아브론을 다시 한 번 떠난다. 자신이 조각을 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방랑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기고선. 이제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말도 함께. 골드문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이제 보니 포스터가....엉엉....골드문트가 들고 있던 꽃을 나르치스가 바라보고 있구나 얼마나 사랑한 거야 정말.....제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리터럴리 사전적 의미의 사랑이예요. 연애감정, 성애적 감정 그런 게 아니라 서로를 위하고 존중하고 발전시키는 사랑! (본질적인 사랑에 가깝달까) (사실, 모든 사랑이 여기서 시작되는데요 그동안 이성애/동성애에 익숙해있던 저에게 본질에 집중한 사랑 이야기라 처음엔 어려웠는데 곱씹을수록 크게 다가오는 것이예요....) 위에 넣을 데가 없어서 따로 뺐는데 '눈이 내린다' 끝나고 골드문트에게 들리던 물방울 소리가 나르치스에게도 들리는 연출 좋았어...이 물방울 소리는 기도문을 외던 골드문트에게 들린 소리인데 아무래도 죄책감이 들었겠죠 자기 몫이 아닌 걸 하고 있으니...아무튼 이 물방울 소리가 나르치스에게도 들렸다는 건 골드문트를 완전히 받아들였단 의미겠지(이성+감성=인간) (속세에 눈 뜬 건 너무 갔고)
넘버 중에 좋았던 건 '당신은 누구인가'와 '눈이 내린다' '당신은 누구인가'는 나르치스는 리제에게,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에게 나에게 깨우침을 준 당신은 누구인가라고 묻는 것 같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진정 모르기에 궁금한 것이겠죠) '눈이 내린다'는 마지막 넘버고, 골드문트가 세상을 떠난 뒤 나르치스가 혼자 부르는 넘버이다. 이 전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골드문트 아닌가 했는데 마지막에 깨달음을 얻은 나르치스가 주인공이었네(땅땅땅) 나르치스에게 이 물 소리가 어떤 의미로 닿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내 머리 속에서만 그릴 수 있다는 게 답답하지만...사랑의 슬픔을 안 사람은 분명 사랑의 기쁨도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다른 여느 인간들처럼 살았을 거야 어느 날은 기뻐하면서 또 어느 날은 그저 마음 저릿하면서.
움 뮤하는 씅은 처음이야! <노베첸토> 이후로 처음 ! <노베첸토> 는 1인극이었고, 1인극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톤 슉슉 바꿔가면서 약 2시간 정도를 혼자 이끌어가는 걸 보고 배우 역량 자체가 대단하다 생각했다 뮤 씅도 마찬가지네 감정선이 좋아.....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안에선 이미 불이 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음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커진 불에 어쩔 줄 몰라하다 파사삭 타버림(이게 나르치스 결인 것 같긴한데) 이게 씅의 연기톤을 만나서 더 잘 드러난 느낌 담백하고 부드럽고...솔직히 초반엔 나르치스의 감정에 이입하지 못했는데(이유가 곧 나옵니다) 중후반부 가니까......씅 눈빛에서 다 드러나는 거야 골드문트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제가 왜 초반부 나르치스 감정에 이입하지 못했냐면 동현씨 때문인데요 하핳 동현씨도 중후반부 가면서 좋아졌음 노래랑 연기 포함해서 씅이랑 합도 더 잘 맞고 그런데 이 극은 특히 초반부터 감정을 잘 잡고 가야 하는 극이라 생각해요 원작 안 읽었는데 빠진 부분이 많은 것 같음 각색도 거쳤을 것이고 안 그러면 이렇게 감정변화가 훅훅 진행될 리 없다고.....나르치스가 마리아브론 수도원에서의 골드문트를 왜 특별하게 여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요 비주얼적으로 완벽하지 완벽한데 모르겠어.....초반 감정이 와닿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감정 물오른 중후반부에 나름 흥미로워하며 본 것 같습니다 (진짜 꿀노잼!!!)
공연 보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 원작 읽어보고 싶다 히히 원작 골드문트 여성 편력이 그렇게 심하다면서요? 설명이 그리 많지 않은 리제 이야기도 궁금하고, 백작 부인 이야기도 알고 싶네요 무엇보다 나르치스의 감정..! 골드문트를 만나면서 어떤 반응이 일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겠지요 원작을 읽으면....(언제 읽니) 친구랑 함께 해 즐거웠던 새해 관극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