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의 본질은 기호식품이다!

두쫀쿠가 알려주는 한국인의 소비 심리

by Light Life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드셔보셨나요? 원하는 사람은 늘고 재료와 노동력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두쫀쿠 하나에 보통 8,000원이나 하지만, 그마저도 사기 어려워요. 오픈런, 사전 예약은 기본이고 수량 제한과 품절 안내로 카페 풍경이 바뀔 정도래요.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섞은 속을 마시멜로와 초콜릿으로 감싸 식감과 풍미를 끌어올린 두쫀쿠, 물론 새롭고 맛있지만요. 맛만으로는 이 상황이 전부 이해되지 않아요. 두쫀쿠 열풍 이전에도 뚱카롱, 크로플, 도넛 3 대장, 소금빵 등 사람들이 열광하는 디저트가 이미 여러 차례 거쳐가기도 했고요.

광적인 디저트 유행 안에 담긴 소비 심리,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유행하는 디저트,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이유

오픈런으로 두쫀쿠 구매에 성공한 후기, 집에서 만드는 두쫀쿠 메이킹 브이로그, 두쫀쿠를 판매하는 카페 지도 사이트 등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열면 두쫀쿠 이야기가 쏟아져요. 관심 없는 사람도 두쫀쿠의 존재를 모를 수가 없을 정도예요. 비교적 고가의 디저트인 만큼 두쫀쿠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거나, 권장하는 두쫀쿠 섭취량을 진짜 의료진이 언급하면서 밈으로 퍼지기도 했죠.

tempImageWwLAb3.heic 두쫀쿠 재고를 알려주는 ‘두쫀쿠맵’ 사이트 (출처: 해당 웹사이트)


시작은 최애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의 소비를 따라 하는 ‘디토(Ditto) 문화’였다면, 이젠 ‘나만 두쫀쿠를 못 먹어본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워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두드러져요. 주변에서 다들 두쫀쿠 이야기할 때, 못 먹어본 사람은 할 말이 없어지고, 괜히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 정작 두바이에는 두쫀쿠가 없다는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예요.



왜 한국에서 유독 같은 현상이 반복될까?


‘나만 뒤처질까 봐’
‘나만 모를까 봐’
‘나만 못 해봤을까 봐’

주변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무언가 놓칠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현상, ‘포모(FOMO)’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용어예요. 고립 공포에 대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에서도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막연한 불안감은 유독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는데요. 소비 생활에서도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보다 이런 감정 좌우하는 경우가 빈번해요.

tempImageFbUquy.heic 두쫀쿠 도전으로 수 많은 반응을 이끌었던 안성재 셰프 (출처: 유튜브 <셰프 안성재> 채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크레파스 색 가짓수와 높은 학업 점수가 곧 경쟁력이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왔어요. 이젠 일상 소비까지 성공해야 할 퀘스트, 내 사회 지위를 보여주는 지표로 인식하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디저트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작은 사치재’이기 때문에 나이대에 상관없이 열광하는 대상이 돼요.


두쫀쿠는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돈, 정보, 시간과 교환하는 안전한 느낌인 거예요. 돈은 물론이고, 누구보다 발 빠르게 입수한 두쫀쿠 정보, 가게 사이를 이동하고 기다리는 시간, 삼박자를 갖췄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 사지 않으면 품절이 뜰 것 같은 기분이 지갑을 술술 열리게 해요.



두쫀쿠 못 먹어도 괜찮아!


불황이 지속되는 지금, 두쫀쿠는 카페 사장님들에겐 단비 같은 존재예요. 휑하던 골목에 줄을 세우고, 두쫀쿠 하나에 음료 한 잔 세트 구조로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사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기쁨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가 되고요.


다만, 두쫀쿠 지금 못 먹는다고 뭐가 잘못되지는 않아요. 평소 디저트를 즐기지 않거나,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꼭 깨야 할 미션은 아니죠. ‘가짜 두쫀쿠’ 후기나 두쫀쿠 포장재를 되파는 현상에 오히려 즐거움을 주는 기호식품인 디저트의 본질까지 퇴색되는 것 같아요.

다들 열광하니까 따라가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압박감과 스트레스은 나도 모르게 조금씩 쌓이고 있을지 몰라요! 한국의 디저트 열풍은 주기적으로 찾아오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쌓아나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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