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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Jun 25. 2024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AI시대에서 꼭 길러야 할 인간의 능력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이 일상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AI의 발전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고유한 인간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많은 이들은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순히 '독서'를 한다고 해서 '문해력'이 느는 것은 아닐뿐더러, '사고력'이 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읽는 행위'와 '생각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다른 과정이기 때문이다.


요즘 대세 철학자로 떠오른 쇼펜하우어는 "독서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책 읽기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지식과 지혜는 수동적 흡수가 아닌 능동적 사고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AI 덕분에 우리는 전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하고 있고, 모든 질문에 대해 즉각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정보와 정답이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들고 있을까?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세계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암기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나 그 학생이 역사적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현재의 글로벌 이슈와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없다면, 그 지식은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하다. 진정한 이해와 통찰은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한 몰입과 능동적인 사고에서 나온다. 수학 문제를 풀 때마다 계산기에 의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AI에게 모든 의문에 대 답을 구한다면, '정답을 쓰는 시간'은 빨라져도 '정답을 찾는 과정'은 느려질 것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인간의 고유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깊은 사고에서 나오는 '통찰'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세돌의 '신의 한 수'는 알파고의 방대한 데이터 분석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순수한 인간의 통찰력을 잘 보여주었다. 그 한 수가 바로 인간 이세돌이 그동안 바둑을 두면서 쌓아온 경험과 직관, 그리고 비판적 사고의 결정체인 것이다.


통찰할 수 있는 인간에게 AI는 경쟁자가 아닌 강력한 도구이다. 이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우리의 고유한 인간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다.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라면, 우리는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언어, 즉 새로운 사고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AI와 인간의 관계, 기술과 윤리의 균형, 그리고 인간 존재 의미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담론의 발전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이 명제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존재 가치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거나 기계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지 않다. AI 시대에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길은 첨단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고유한 사고 능력을 더욱 깊이 있게 발전시키는 것에 있다. 즉,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깊이 있는 통찰을 얻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내재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존재'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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