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일상에 균열이 생긴 날, 인생은 달라졌다
저는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공부에는 도통 흥미가 없었고, 학교생활의 중심은 호기심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었습니다. 성적보다는 우정이 제 학창 시절의 전부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공고를 나왔으니 공장에 취직해야지’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철강을 자르는 공장에 들어가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지냈습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자신감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뒤엔 이곳저곳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도 도전해 봤지만,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던 저는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우연한 기회로 국회 인턴십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그 경험은 제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2005년, 믿기지 않게도 저는 대한민국 국회, 그것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국회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정말 얼떨떨했습니다. 제가 거기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하겠나 싶었습니다. 당연히 국정감사나 법률 제개정 같은 중요한 일은 제 몫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은 의원님의 외부 일정을 함께 다니는 수행비서였습니다. 살짝 머리를 써야 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몸으로 부딪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자신 있었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 인생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을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자리가 많아졌습니다. 각종 회의, 정책 간담회, 대기업 CEO나 장관, 회장급 인사들이 모이는 비공개 미팅까지 매일같이 동행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엔 그저 뒤에서 자리를 지키는 정도였고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 귀에 들리는 이야기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던 전문 용어나 정책 이슈들이, 자꾸 듣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나중엔 마치 제가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말 그대로, 매일이 공부였고, 매 순간이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지 않아도, 저는 매일 현장에서 가장 실전적인 수업을 듣고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수행업무에 익숙해질 무렵, 마음속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국회의 본업인 입법이나 정책 관련 업무를 해보고 싶다"
보조 역할이 아닌, 정책을 직접 기획하고 법률을 다듬는 핵심적인 일에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주변에는 명문대를 졸업한 선배, 동료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제 학벌은 늘 작게만 느껴졌고, 그 차이를 실감할 때마다 자신감도 함께 작아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역시 이 정도까지인가’ 싶어 한동안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포기 대신, 저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자기 계발을 결심했고, 개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매일매일 배포되는 보도자료, 정책자료집, 연구보고서 등을 챙겨 읽었습니다. 실무에서 느낀 갈증을 이론으로 채워가며, 나만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아간 노력 덕분에, 저는 3년간의 긴 인턴 생활을 버티고 결국 국회의원사무실에 정식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2018년까지 저는 국회에서 5급 공무원으로 일하며, 입법 현장의 최전선에서 법률 논리와 대응 전략을 갈고닦았습니다.
수많은 법안의 기획부터 조율, 통과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했고, 그 안에서 저만의 전문성과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멈추지 않고 달려왔는데,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래서 사십 대 중반의 나이에 과감히 결단을 내렸습니다. 평생직장일 것 같았던 국회를 떠나,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일주를 떠난 것입니다.
그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었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세상과 마주하면서, 저는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까?”
세계여행을 하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깊은 고민 끝에, 행정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저는 행정사 사무실을 개업하며, 다시 한번 맨땅에 헤딩하듯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법률과 행정, 정책의 현장을 두루 경험한 실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기업 경영 컨설팅과 기업의 사규 제·개정 업무에 있어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 2년간 중소기업 대표로 직접 회사를 경영한 경험은, 저에게 실무 감각과 이론적 지식을 동시에 갖춘 든든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국회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경력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입법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체득한 법적 사고력, 합리적 판단력, 제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며 다듬어진 조직 운영, 내부 시스템 설계, 규정 중심의 조직관리 관점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두 축입니다.
저는 앞으로 기업의 사규라는 딱딱한 화제를 가지고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스킬을 넘어, 법률 마인드를 바탕으로 기업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행동이 달라질 수 있는지 여러분과 함께 경험해 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며 스스로도 놀랄 만큼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러분의 사회생활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리고, 그로 인해 미래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