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서 국제 학교 다니기 1
Dulwich College Suzhou
동네에서도 공부 안 시키는 엄마 중 하나였던 내가 그나마 하나 보내던 영어학원도 놀이식 이었기 때문에 중국 발령이 결정 나고는 학원을 끊고 영어 과외 선생님을 찾기 시작했다.
휴직 중인 국제학교 선생님을 한 달 가까이 기다려 영어 과외를 시작했는데 사실 자기 이름도 영어로 쓰지 못할 정도로 기초가 없던 아이라 학교에 가서도 문제지만 온라인으로 하는 테스트가 당장은 더 걱정이었다.
테스트는 CAT(Cognitive Ability Test) 4라는 인지능력 테스트와 영어 테스트로 이루어진다. 테스트를 보는 컴퓨터 말고도 줌을 연결할 수 있는 기기가 하나 더 필요한데 담당 직원이 화면으로 보며 테스트 진행 과정에 대해 안내해 주거나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푸는지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켜본다. CAT4가 끝나면 십분 정도 후에 영어 인터뷰가 있는데 가족 인터뷰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교장 혹은 교감 선생님과 간단한 영어 테스트가 있고 기존에 적었던 Writing 이 있다면 메일로 제출하라 하여 사진을 찍어 제출했다.
그리고 몇 주를 마음 졸이고 기다리던 우리는 드디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자, 이제 한 고비 넘겼다!
학교가 결정 나자 마음이 좀 놓였다. 만약 자리가 없거나 테스트에서 떨어지면 바로 다른 국제학교를 지원해야 했기 때문에다.
Dulwich는 3학기 영국 학제를 따르는 영국 학교라서 1월 2일부터 2학기가 시작된다. 원래 계획은 격리가 끝나면 주말을 쉬고 바로 새로 시작하는 학기 첫날 등교를 할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장염에 걸리며 아이는 2주가량을 집에서 쉬며 등교 준비를 했다.
입학일 2~3주 전부터는 학교 시작에 필요한 내용들을 담은 메일들이 쏟아졌다. 아이의 학생 번호, 이메일 주소, 반 배정을 알려준다.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용 방법, 런치타임 식단과 런치 카드 충전, 방과 후 수업, 과외 활동 등 알아야 할 것도, 내가 해야 할 것도 너무 많았다. 당시 격리중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제약이 많았다.
반, 번호, 선생님, 학용품 등의 준비물.
이것만 준비해서 시작했던 한국과는 너무 많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