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선생님이 우리 담임이라니

학습 부장의 노고

by 노을책갈피

초등학교 3학년 반장이 된 이후 나는 나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두루 살필 줄 아는 학생으로 자라났다.

무엇보다 4학년 담임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 덕분에 행복한 고학년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남학생들은커녕 여학생들에게도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초등학교 새내기였던 내가,

점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고무줄놀이를 이끌고, 체육 시간에는 피구왕 통키처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여자임에도 공격을 곧잘 해 끝까지 살아남기도 했다.



그렇게 행복했던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어느새 교복을 단정히 입은 열네 살 소녀가 운동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타고나길 예민한 성격에, 중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긴장 탓에 밤을 지새운 기억도 있다.

‘어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될까?’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교복 입은 내 모습은 괜찮을까?’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며 맞이한 입학식 날, 나는 어느새 학교 강당에 서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첫 1년은 과목별 선생님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친구들도 새로 사귀긴 했지만, 역시 같은 초등학교 출신 친구들과의 정이 더 두터워 두루두루 친해지지는 못했다.

배드민턴을 하던 남동생과 달리 특별한 재능이 없던 K-장녀인 나는 공부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와는 달라진 성적 지상주의 앞에서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소녀가 되었다.



그렇게 맞이한 중학교 2학년 첫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에서 가장 무섭기로 악명 높은 체육 선생님이 우리 담임이라니……”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했지만, ‘나만 잘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교실로 향했다.

이미 다른 친구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망했다. 1년을 어떻게 버티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까지 흘러나왔다.



어느새 담임 선생님이 교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셨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노을책갈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소소한 일상 속 특별한 나만의 것을 찾아 헤매는 노을책갈피(시인,수필가). '하루의 끝자락(노을)을 추억의 페이지에 꽂아둔다.' 현재 학교도서관 사서로 근무중

5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2화내가 반장으로 뽑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