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불안과 싸우며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성공은 당신의 약함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견고해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정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 최정재 시인, 「처음부터」
사회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는 유난히 완벽주의성향이 강하다. 특히 발표 상황에서는 너무 잘하고 싶은 나머지, 불안이 심하게 나타난다.
내성적인 성격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 더 큰 원인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당당하지 못한 내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내 시선은 항상 ‘나’가 아니라 ‘남’에게 맞춰져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영어 선생님의 간단한 질문에도 ‘제발 나만 피해 가길’ 속으로 간절히 빌곤 했다.
혹시라도 내 이름이 불릴까 봐 심장이 금방이라도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모둠 발표 수업에서도 늘 열심히 준비하고 서포트는 했지만, 정작 발표는 항상 다른 친구에게 맡겼다.
항상 주인공이 되는 자리를 피하고만 싶었다.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이 두렵고, 자신감 없이 당당하지 못한 내 모습이 싫었다.
아마도 사회불안장애로 인한 대인기피증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늘 보조 역할만 자처하며 지내왔다.
그러던 내게 두 번째 새내기로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후 발표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하는 일이 찾아왔다. 전공 특성상 만학도들도 많았고 팀을 이루어 발표하는 수업도 자주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4인 1조로 진행했던 <놀이지도>라는 과목의 팀별 시연이었다.
한 팀이 보육교사가 되어 주제를 정하고, 아이들에게 수업을 진행하는 역할극 과제였다.
대사부터 자료 준비까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맡아야 했다.
팀원 중에는 50대 어머니와 그분의 자폐아 아들, 그리고 학비를 벌기 위해 밤샘 아르바이트를 하며 늘 피곤해서 수업 시간에 잠만 자던 여학생 동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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