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공감하는 편이다. 택시 기사인 본인도 길에서 택시 잡기 힘들다.
아주 춥지만 맑았던 토요일에 운 좋게 출근길에 만난 손님을 여의도에 내려주고 바로 만난 길손이 택시에 타자마자 필자에게 했던 볼멘소리다.
맞다. 요즘 택시들은 길에서 손을 흔들어도 세워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험 상 길손이 강남역과 같이 유동 인구가 많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에 간다고 하면 정말 좋겠지만 대부분의 길손들은 유동 인구가 없으니 손님도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가달라하는 경우가 많아 꺼리는 일이 생기는 것 같다. 또 택시를 아주 오래 운행하신 다른 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에 한적한 곳으로 가 달라한 후 기사를 상대로 강도를 벌이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던 것들도 어쩌면 한몫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필자 본인은 길손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차피 필자는 콜이 오더라도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일명 '카카오 가맹 택시'이기 때문에 길손을 태우나, 콜을 받고 태우나 콜에 탑재된 자동결제의 편안함을 제외한다면 거의 같기 때문에 길손도 마다하지 않는 편에 해당한다.
장거리를 가신다면 좋겠지만 기본요금 거리를 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손님을 태웠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거기서 거기인 서울 안에서는 전철역 쪽을 향해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손을 만나거나 콜을 받거나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늘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당장 위의 길손도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가달라 했고, 내린 이후 여의도 방향으로 차를 돌리자마자 콜을 받았으니 말이다.
이외에도 고대구로병원으로 가자는 길손도 요즘 빈차등을 켠 택시들은 길에서 손을 아무리 흔들어도 세워주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이 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반대차로나 1차로에서 주행하고 있어 태우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고 콜을 받고도 빈차등을 예약으로 바꾼다는 걸 깜빡하고 바꾸지 않고 다니는 경우 역시 있기 때문에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고대병원에 가자고 한 승객이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는데,
아마 택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만난 승객이라 더욱 깊게 남아있는 것 같다. 택시 운전대를 잡기 이전에 필자는 구로와 가산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알게 된 근처 지리를 바탕으로 길손이 고대구로병원 맞은편에 세워달라 했을 때 맞은편 병원 상호와 함께 그 앞에 세워드리냐고 말을 하니 냉큼 이 근처에 오래 살았냐고 물으셨던 기억 역시 함께 생각난다.
그 분과 도착 전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길을 잘 알면서 왜 내비게이션에 적고 가는지에 대해서 그 이외에는 주로 택시가 길에서 너무 안 잡힌다는 푸념 섞인 질문이었고, 카카오 택시(現 카카오 T)를 통해 택시 부르는 방법과 함께 지역번호와 함께 114에 전화를 걸어 유선으로 콜택시를 부르는 방법을 이야기해 드리니 고맙다며 팁을 주시려는 걸 한사코 사양했던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택시 기사인 필자도 가끔 쉬는 날에 급하게 어딘가를 가야 할 때 길에서 택시를 잡는 데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택시를 잡지 못하는 일이 자주 있기에 길손들의 볼멘소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이젠 길손의 말에 맞장구치며 응대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 가끔씩은 맞장구치다가도 속으로는 내가 안태워준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짜증을 내는가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그때마다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한적한 곳에 잠시 차를 세운 후에 담배를 태우며 담뱃재와 함께 불쾌한 기분을 털어낸다.
물론 필자 역시 담배 냄새를 불쾌하게 생각하기에 언제 탈지 모르는 다음 승객을 위해 겉옷을 한번 털어내고 가글을 한 이후 승객을 받은 후에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실까요?"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