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손님이 건네는 팁보다 기쁘고도 감사한 말이 아닐까.
사실 필자는 서울에서 택시 운전대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참 중에도 신참에 속한다.
가끔 법인 택시 차고지에 들어가면 있는 동료 기사분들께 여쭤보면 짧게는 10년, 정말 오래 하신 분은 20대부터 택시 운전대를 잡은 분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Chat GPT니 AI니 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시대라지만 택시만큼은 아직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는 여전히 서울 거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제목의 한마디는 유독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
분명 출근할 때만 하더라도 명동 한국은행 본점에 손님을 내려드리자마자 신라호텔로 가 달라는 손님을 모실 수 있었고, 또 곧바로 압구정으로 가는 손님까지 연속으로 모실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압구정에 손님을 내려드리고 강남역 근처에서 모신 손님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고양으로 가달라하면서도 상암동에서부터 시작해 무려 여기가 어디냐며 무려 10번 이상 정차하길 반복해 잘못 걸렸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손님을 내려드리고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담배 한 까치 태운 후 상암 방향을 향해 가던 중 수색역에서 만난 길손들의 짐이 아주 많았다.
보통 같으면 1차로로 빠르게 상암을 향해 넘어갔겠으나 겨울철 추운 날에 이상한 손님을 만났다고 생각할 때 만난 길손이었기에 옳다구나 하고 바로 길손의 짐을 같이 싣고 가자고 하는 분당을 향해 택시를 몰았다.
길손은 두 분이었는데 근처에 사는 지인의 집에 왔다가 친척집에 가는 듯한 이야기를 하셨었고, 강변북로에 올라 분당수서로로 오르기 위해 청담대교를 향해 달릴 때마다 바뀌는 풍경에 남자분은 아내분에게 여기에 뭐가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셨고 그때마다 여자분은 '아 그렇구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분들은 늘 있었기에 별 의식 않고 강변북로길을 가면서 어느덧 조용해졌을 때 잠들었다는 걸 알았고 여전히 말없이 분당을 향해서만 갔다.
목적지 도착 10분 전에 손님을 불러 깨웠고 도착해서 짐을 함께 내리며 들은 말이 제목이다.
"기사님 운전을 참 잘하시네요!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사실 택시를 운행하다 보면 길손도 그렇고, 콜손도 그렇지만 전기차가 배차되면 흔들던 손도 배차된 콜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 게 사실이다.
수동 운전을 해보신 독자분은 변속기 조작을 잘못해 차가 마치 말을 타듯이 울컥거려 본 경험이 있을 텐데, 전기차 역시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것이 발생하는 원인은 회생 제동이라 부르는 전기를 주동력 또는 보조동력 삼는 자동차의 시스템에 포함된 기능인데 단계를 줄인다면 일반 자동차 같이 움직이지만 단계를 높인다면 액셀의 전개력에 따라 어느 정도의 운동 에너지를 다시 전기로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인데 필자는 그 느낌 자체가 싫어 회생 제동을 아주 줄이고 다니는 편이기에 그럴 것이다.
첨언하자면 아예 안쓸 수는 없다. 아예 안 쓴다면 주행 가능 거리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택시의 특성상 하루 종일 충전하느라 도저히 운행을 할 수가 없다.
또, 필자의 경우는 택시 운전대를 잡기 전에 기업 오너의 고급 승용차를 운행했던 경험도 한 몫할 거라 생각한다. 영화 기생충에 송강호가 기사 테스트를 보는 장면이 있지 않는가. 그 수준은 아니지만 차가 흔들리면 뒤에 모셨던 분이 꽤 불편한 기색을 보였기에 늘 살살 운전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실제로 필자의 콜택시 어플을 보면 가장 많이 받은 태그는 친절한 기사님이고 두 번째가 '편안한 운행'이다.
타주신 손님분들이 의례적으로 눌렀을 수도 있겠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아니면 가끔 심야에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할 때 보면 절로 기운이 나는 마법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