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소켓에게 된통 당함 / 후기 / 치료 비용
어금니가 아팠다 안 아팠다를 반복하기를 몇 년째. 별거 아니라고 넘어갔다. 이가 아프면 치과에 갈까? 했다가도 아프지 않으면 괜찮네 하면서 치과 가기를 거부했다. 당연히 후회한다. 어금니가 계속 아프다고 소리를 쳤는데 내가 무시하고 지금은 무시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4년 전쯤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어금니에 필링만 하고 크라운을 씌울 시간이 없어서 조금 있다가 하겠다고 치과에서 나왔다. 치과 의사 선생님께서 크라운 씌우는 것을 너무 지연시키면 치아에 좋지 않다고 했다.
당장은 아프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지냈다.
그동안 치아 관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었고 관심도 부족했었다. 음식물을 섭취하고 양치질만 빨리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뜨거운 음식이나 물도 좋지 않고 딱딱한 견과류 등도 좋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아무거나 막 먹어대다가 필링이 깨졌나 보다. 치과에 갔더니 신경치료를 하자고 해서 신경치료를 하는데 한쪽 신경이 반 절 정도 막혀서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고 한다. 스페셜 치과 의사를 만나서 치료를 하면 가능성은 있지만 비싸다고 한다.
일반 치과 의사가 하는 신경치료도 비싸다. 한국에서는 건강보험이 가입되어 있어서 저렴하다. 여기서도 가입한 보험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죽기 직전 정도 상태가 되어야 보장이 되는 아주 형식적인 저렴한 보험을 가지고 있다.
아픈 것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치과에 온 건데 비용이 비싸도 어쩔 수 없다. 치료만 잘 되길 바랐다. 그런데 치료도 더 진행할 수가 없다고 한다. 실망이 크다. 이제 남은 선택은 발치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신경치료를 할 수도 없는 상태이니 어금니를 빼야 한다.
선천적으로 사랑니가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살았었고 치아를 발치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었다.
그것도 말레이시아에 와서 내 어금니를 빼야 한다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금니 발치를 하기 위해서 마취를 했다. 마취를 하는 주사 바늘이 더 아팠다.
의사는 마취 주사를 투여하기 전에
아프면 손을 들어요.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마취 주사가 너무 아파서 아파 죽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지만 의사는 멈추지 않았다.
치료 도중에도 아파? 괜찮아? 의사 선생님이 묻길래
응, 아파라고 대답을 해도 의사 선생님은 계속 치료를 진행한다.
아파도 멈추지도 않을 거면서 아프면 손을 들으라고 하는 거야...
내가 살았나 죽었나를 확인하는 과정인가?
신경치료를 하기 위해서 마취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금니를 빼야 한다면 지금 빼달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다음에 와서 어금니를 빼라고 한다.
아침을 조금만 먹고 와서 인지 마취를 하니까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지러워? 묻길래
어지럽다고 말했다.
의사 선생님은 어지러우면 안 된다고 한다. 어금니를 빼려면 마취를 조금 더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며칠 뒤에 다시 와서 마취를 또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주사 바늘도 아프고 마취가 풀리는 과정도 아프고 풀리고 나서도 아프기 때문이다.
괜찮다고 지금 빼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어금니를 뽑았다.
의사 선생님은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수, 물 먹지 말고 딱딱하고 매운 음식도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당부를 했다.
살짝 어지러웠지만 참을만했다. 더 이상 마취 주사와 만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치과를 나왔다.
집에 와서 의사 선생님이 준 소염제를 먹고 쉴 수 없는 집안일을 다시 했다. 그리고 아이들 픽업도 해야 했다.
다음날이 되어도 통증이 가라앉지를 않았다. 느낌이 이상해서 치과에 문의를 하니까 일시적인 현상이란다.
참아보기로 하고 4일이 지났다. 아프다. 계속 아팠다. 입을 쥐어짜고 싶을 고통이 몰아쳤다. 밤에 잠도 설쳤다. 4일 동안 너무 힘들어서 치과에 문의를 했더니 드라이 소켓이라며 빨리 내원을 하라고 한다.
아이들 픽업 때문에 당장은 갈 수없고 2시간 뒤쯤에 가기로 한다.
치과에 도착했다. 의사 선생님이 죽만 먹었는데도 치아가 그렇게 아파?라고 묻는다.
죽? 네가 언제 죽 먹으라고 했어? 뜨거운 거 매운 거 먹지 말라고 해서 치킨 랩 만들어서 먹었지.
죽을 먹어야 음식물이 발치한 부위에 들어가지 않지. 음식물이 잔뜩 들어있어서 다 빼내야 해.
의사 선생님이 마취를 하겠다고 한다.
음식물을 빼내는데 마취까지 필요한 거야?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마취를 하고 구멍 난 자리에 음식물을 긁어냈다. 그리고 음식물을 긁어내더니 피가 나와야 한다며 구멍 난 잇몸을 긁기 시작했다. 마취를 해서 인지 피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소독도 하고 약제를 넣은 솜도 구멍 난 부위에 넣어줬다. 마취를 해서 인지 긁은 부위는 많이 아프지 않았다. 항생제도 받았고 소염제도 받았다.
이제는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과 마취가 덜 풀린 턱을 감싸며 집으로 왔다.
마취가 풀리면서 쓰러지게 아팠다. 너무 아팠다.
약을 먹어도 계속 아팠다. 정말 고통스럽게 아팠다. 그렇게 4일 동안 다시 아팠다. 살이 차오르려고 아픈가 보다 했다. 실제로 살이 조금 차 올라서 구멍이 잘아졌다.
잠도 설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아픈 거는 일반적인 게 아닌 것 같아서 치과에 다시 문의를 했다.
머리도 아프로 몸살 기운도 있어. 가끔은 귀도 아파.
다시 치과에 오란다. 한숨만 나온다.
의사 선생님이 마취를 하고 치료를 또 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 너무 아프니까 우선 약을 더 줘라. 더 강한 약을 줘라.
지금도 충분히 강한 약을 처방한 거다. 그 약을 먹고도 아프다면 소독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취를 해야 한다.
그럼, 우선 상태만 봐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취를 하러 다시 오겠다.
알았다. 치료실에 가서 상태만 확인하자.
거래를 하고 치료실에 들어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구멍에 음식물이 많이 껴있다고 빼내야 한다고 한다.
무슨 소리냐 나는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4일 동안 미역국 국물하고 물만 마셨다.
아니다 음식물이 많이 있다. 이 작은 스크래퍼로 빼줄 테니까 기다려라.
그런 줄 알았다. 의사 선생님이니까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속았다. 내가 거울을 봤을 때 음식물은 없었다. 애당초 먹은 음식이 없는데 무슨 말인가...
의사는 아주 빠르게 열심히 나의 구멍 난 잇몸을 긁기 시작했다.
마취도 하지 않고 생 살을 그렇게 긁었다. 기절할 듯한 기분을 느낄 때쯤 괜찮아?라고 묻는다.
아니 라고 말해도 손을 번쩍 들어도 의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치료를 했다.
마취를 하면 피가 많이 안 나오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미리 말하면 당연히 안 한다고 할 것이고 그냥 방치하면 한 달가량 아플 건데 도와주려고 한 거고 미안하다고 한다.
할 말이 없다. 이렇게 해서 낫는다면 참아야 하는 건가?
너무 아파서 소리도 안 나오고 눈물만 나왔다. 세상에 어금니 때문에 이렇게 아프고 고생할 일인가... 슬프다.
온몸이 아프고 하루 종일 먹지를 못해서 배도 고팠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나왔다.
의사 선생님한테 음식물이 구멍 난 곳에 닿으면 너무 따갑고 아프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 종일 안 먹기로 하고 물 하고 코코넛물만 마셨다. 네가 준 약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항생제를 다른 걸로 바꿔주겠다고 한다. 용량이 더 센 놈으로 바꿔줬다. 항생제 복용 후에 머리가 조금 띵 하기는 한데 그래도 치아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어제 치료는 죽다 살아났지만 8일 동안 아팠던 것을 생각하면 의사 선생님이 밉지만은 않다.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하면 이제 구멍을 꿰매야 한다고 하는데 의사 선생님 손길만 닿으면 치과 의자에 눕기만 하면 돈이 올라간다. 달러 올라가는 소리가 난다.
드라이소켓이란? 치아 발치 후 딱지 같은 피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건조해지고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뼈가 드러나면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피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이유는 건더기 음식을 섭취를 해서 음식물이 구멍 틈으로 들어갔을 때, 빨대를 사용했을 때, 가글을 할 때 세게 내용물을 뱉을 때 압력으로 인해 피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큰 어금니 신경치료 : 500링깃씩 두 번 나누어서 낸다. 총 1,000링깃
큰 어금니 발치 비용 : 200링깃
드라이소켓 치료 비용 : 150링깃
항생제 : 30링깃 (5일)
크라운 비용 : 1700링깃 (작은 어금니)
내 소중한 어금니가 사라지고 드라이 소켓으로 고생을 하니까 더 일찍 치과에 가볼 것을 후회한다. 핫 초코도 못 마시고 스위트한 음식은 절대 안 먹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설탕, 스위트한 디저트 등 다 안 먹는데도 이가 좋지 않다. 유전인가? 아니면 치과를 6개월마다 가서 정기 검진을 안 해서 그런 건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