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렇게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기준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 기준은 많은 경험들에 의해서 나오는 것 같다. 긍정적인 경험, 부정적인 경험등에서 나오는 여러 감정들이 나를 좌지우지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기억들을 애써서 외면하거나 머리에서 치우고 살았던 것 같다. 일부러 지나간 생각들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생각을 안 하고 살았다.
기억도 자꾸 소환을 해야 잊어버리지 않는 것 같다. 생각을 너무 안 하고 지내서인지 기억이 덤성덤성 구멍이 나 있다. 기억력을 탓하고 살았는데 기억을 내가 일부러 안 하고 있었구나. 그냥 정신없이 사는 척했나? 싶기도 하다.
나는 왜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기억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던 것 같다. 기억을 왜 해야 하는지 의미를 몰랐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상한가? 좋은 일이 있어도 어떤 이유에서 내가 이렇게 좋아해도 될까? 나쁜 일은 더더욱 기억 속에서 지웠다.
그런 기억들을 결혼 후 애들을 키우면서 하나씩 단편적으로 쑥 떠오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즐거운 일도 있었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일들도 있다. 그렇게 쑥 떠오를 때는 감정이 없이 기억만 소환되다가 계속 곱씹을수록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그 감정들이 아이에게 엄마에게 신랑에게 정제되지 않고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글쓰기를 하면서 기억을 떠올린다.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이면이 있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었고, 그걸 외면하고 살아야 살 것 같았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은 객관적으로 보려 해도 내 것이니 주관이 섞이겠지만 큰 시선으로 보려 노력한다. 그렇게 보면 기억이 다 좋지도 다 나쁘지도 않았다.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나에 대한 기억들을 끄집어내는데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더 많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오늘의 기억들을 생각해 봤다. 가족과 저녁식사자리에서 웃음, 막내의 괴상한 춤의 황당함. 토마토 새싹이 하루가 다르게 쏙 설렘, 여행지의 새로운 환경, 책에서의 감동적인 한 줄, 안전한 사람들과의 교류등 생각해 보면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먼저 떠올랐던 것뿐이다. 나도 행복한 기억들이 많았다.
긍정적인 키워드를 더 생각을 하고 마음을 그쪽으로 쓸 수 있도록 내 마음에 방향을 계속 머리가 지시하도록 도와야겠다.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것들로 많이 머릿속을 채워서 꾹꾹 다져 넣어야겠다.
애써하다 보면 언젠가 의식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