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글을 쓰려 이것저것 적어 놓은 수첩은 들여다보았다.
내 깜으로 아직은 논리적으로 적지 못하는 미완성된 글들이 몇 개 보인다.
아직 내 글은 논리적으로 적어나가는 것과는 별개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런 글들이 언제 완성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 가는대로 그냥 나의 개인적인 글을 써볼까 한다.
나에게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는 호연인데 그녀에게도 내가 호연이기를 바라는 친구이다.
그런 그녀에게 신랑이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많이 아파서 두 번의 수술도 했지만 지금은 그녀의 마음만 애달프게 만들고 있는 상태이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신랑 병원에 갔을 때 아이들에게 간간히 음식을 해다 주는 것과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
요즘은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것마저도 못하고 있다.
전화를 하거나 전화가 오면 그녀의 목소리부터 체크를 한다.
목소리가 괜찮으면 애써 신랑의 이야기를 묻지 않는다. 그냥 아이들 이야기나 내 신변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만다.
그러다 한번 전화가 와서 펑펑 운다.
혼자 울면 울었지 그런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녀인데 전화 와서 울정도면 마음이 많이 내려앉은 것이다.
그녀의 마음이 되어 위로를 해주고 싶지만 감히 그런 마음조차 가지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생긴다.
내가 그녀의 마음 10분의 1이라도 이해를 해주고 있는지
내가 그녀에게 힘이 되는지
이제껏 그녀가 나에게 변함없이 해준 것처럼 나도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거리 유지가 잘 안 되는 나는 그녀가 우리 관계의 돈독함을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
우리 집에 그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 것까지 아는 사이지만 미묘하게 거리 유지가 필요한 순간 그녀가 그것을 해서 이만큼의 관계가 되었다.
항상 해준 것에 비하면 주는 것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브런치 응원금이 생각이 났다.
결혼하고 내 글로 번 돈이다.
'번 돈' 글자로 적으니 이 또한 어폐가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내 글이 좋아서라기보다 정말 정말 응원으로 많이들 넣어주셨음을 알기에...
쭉 열심히 적어서 좋은 글로 보답하라는 것임을 알기에 벌었다는 말도 사실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지만...
그리고 글을 읽고 응원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응원을 못 해 드려서 항상 죄송하기에...
아무 데나 흩어 쓸 돈이 아님을 안다. 그래서 친구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2월부터 차곡차곡 쌓인 응원금을 그녀에게 전달할까 생각 중인데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벌써부터 사실 걱정이다.
내 생각이 이것밖에 되질 않아서 미안할 따름이다.
내 눈물은 그녀 앞에서는 사치임을 안다.
그래도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옆에 있어서 든든한 친구가 되고 싶은데 그런 친구인지 잘 모르겠어서 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