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나만의 78번째 술찾아서

by 박준식

2026년, 나만의 78번째 수를 찾아서

《트렌드 코리아 2026》과 벽제천 새벽 러닝이 알려준 것들


새벽 4시 50분, 아직 어둠이 짙게 남은 벽제천을 달렸다.

비가 갠 하늘은 촉촉했고, 공기엔 풀냄새가 묻어 있었다.

추석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발걸음은 보이지 않았지만

내 앞에는 고요히 물결을 가르는 오리 가족이 있었다.

그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나는 달리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꾸준히, 나의 리듬으로.


달리며 《트렌드 코리아 2026》을 떠올렸다.

2026년의 10가지 트렌드는 모두 달리기처럼 ‘인간의 움직임’을 말하고 있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세상을 굴리는 건 인간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꾸준함이라는 사실을.


①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AI가 대신해주는 시대에도, 인간의 판단은 여전히 중심에 있다.

기계가 효율을 쫓는다면, 인간은 의미를 쫓는다.

달리듯 매 순간을 조율하는 힘, 그것이 인간의 개입이다.


② 기분 경제(Feelconomy)

이제 사람들은 기능보다 감정을 소비한다.

달리기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의 리듬을 찾는 것처럼

삶의 만족은 ‘기분의 회복력’에서 시작된다.


③ 제로 클릭(Zero Click)

AI가 먼저 제안하는 시대.

하지만 진짜 선택은 여전히 인간이 한다.

내가 오늘 새벽 신발끈을 묶은 건,

AI가 아니라 나의 의지였다.


④ 레디코어(Ready-core)

준비가 곧 생존인 시대.

새벽의 어둠 속에서도 달릴 준비를 마친 내 몸은

이 시대의 ‘레디코어’ 그 자체였다.


⑤ AX 조직, ⑥ 픽셀 라이프, ⑦ 프라이스 디코딩

변화는 거대하게 오지 않는다.

작고, 빠르게, 그리고 정직하게 다가온다.

벽제천의 바람처럼 투명하고, 오리들의 행렬처럼 꾸준하게.


⑧ 건강지능(HQ)

건강을 지키는 지능, HQ의 시대.

내 달리기 루틴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 나만의 ‘지능’이 되었다.


⑨ 1.5가구, ⑩ 근본이즘

함께이지만 혼자, 혼자이지만 함께.

러너들의 삶은 바로 그런 균형 위에 있다.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본질을 찾는 근본이즘처럼

나는 오늘도 가장 단순한 행위, ‘달리기’에서 본질을 찾는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한 문장.

“우리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78번째 수가 필요하다.”

알파고를 이긴 단 한 번의 인간적인 수처럼,

내 인생의 78번째 수는 ‘꾸준함’일지도 모른다.

비가 와도, 명절이 와도,

나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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