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
24년도에 놓쳐서 아쉬웠던 작품 중 하나였던 <보이즈 인 더 밴드> 원하는 캐스팅으로 맞추려고 애쓰다가 출국 이슈가 겹치면서 결국 못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덕분에 올해는 다행히 볼 수 있었다.
종종 연극에서 자주 보던 배우들이 많아 캐스팅에 대한 걱정없이 관람했는데 생각보다 잘 보고 나온 작품이다. 관람하는 도중 같은 배우가 있어서 그런지 <프라이드> 생각이 간간히 났고 극 중 올리버와 해롤드가 겹쳐 보이면서 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캐릭터들이 개성이 뛰어나고 꽤나 독특한 지점이 있어서 관람하는 내내 "얘 왜이럴까...?"라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아 이래서 이랬구나"하면서 깨달을 수 있는 지점이 많아 흥미로웠다.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서사들이 해결되고 인물 간의 얽히고 섥힌 관계성에 푹 빠져 관람하다 보면 어느새 엔딩을 만나게 되는 신기한 작품이다. 2시간의 러닝타임임에도 불구하고 쏟아져 나오는 많은 텍스트들과 대사를 하는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옆에 있는 배우들의 행동을 보다 보면 눈이 참 바빠지는 극이기도 하다. 워낙 인물들 간의 관계성이 잘 나타나는 작품을 좋아하다보니 특히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극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마이클이 등장해서 전화를 받을 때, "Who are you!?"로 시작하는 데 극을 계속 관람하다 보면 "Who I am"이 극의 주제가 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중간에 나오는 음악도 그렇고 계속해서 내가 누구인지,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극이라 더욱 와닿는 대사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사회의 시선과 개인의 고통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자들이라면 공감하고 마음 아플 지점이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래리에게 보내는 메세지.. 이 대사는 그냥 참 좋았다. 아무래도 보는 내내 래리가 계속 신경쓰여서 그런지..하여튼 감상하고 나와서 인물들의 어떤 지점이 문득 생각나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은 끝났지만 다음 시즌이 온다면 꾸준히 한 번 씩은 보고 싶은 작품이다. 돌아오는 데 오래걸릴 것 같다고 했지만 그래도.. 다음 시즌이 올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혐오를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배웠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