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네요, 마음에도 소리가 있다는 게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by 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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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는 라흐마니노프가 첫 교향곡의 실패 이후 마음의 병을 얻어 은둔 생활을 하던 도중 정신의학자인 니콜라이 달이 라흐마니노프를 찾아와 그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병을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실제 사건에 여러 요소를 더해 만든 극이다.


유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 혼자 처음 떠나는 여행으로 독일 쾰른을 선정했었다. 쾰른으로 떠난 이유는 단 하나,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연주를 듣기 위해서였다. 물론 엄청난 대성당과 다양한 미술관들도 재미있었지만 쾰른 필하모닉에서 들었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은 교환학생 생활 내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가 되었다.


라흐마니노프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23년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관람한 경험으로 시작한다. 뮤지컬은 라흐마니노프의 다양한 클래식을 넘버에 그대로 차용하고 무대 아래에 오케스트라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를 올려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호흡하도록 구성했다.

아름다운 멜로디로 이루어진 공연은 마음에 깊이 남았고 이러한 울림은 나를 라흐마니노프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 경험으로 인해 쾰른으로 떠나게 되었으니 여러모로 새로움을 많이 접하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보았던 <라흐마니노프>와 쾰른에서의 경험이 합쳐져 이번 시즌 라흐마니노프도 즐겁게 보았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달 박사님의 비올라 썰기 연주도 참 반가웠다. 클래식 작곡가를 배경으로 하는 극임에도 놓치지 않은 적절한 재치와 후반으로 이동할수록 라흐마니노프와 달 박사의 성장을 동시에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또한,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같은 곡을 서로 다르게 연주하는 것을 듣는 재미도 아주 크다. 여전히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의 호흡을 객석에서 감상하다 보면 공연 예술을 내가 왜 사랑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보기에 좋은 공연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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