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의 영광을 안고 예전부터 함께 해오던 캐스트에 신규 캐스트를 더해 돌아왔다. 서울에서는 막을 내렸고 올해 전국 이곳저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개인적으로 대학로에 꼭 필요한 극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대학로 중소극장에서 올리기에는 극이 너무 유명해져 버렸지만..
예술가의 이야기나 어두운 분위기인 극이 많은 대학로에서 몇없는 따뜻하고 다정한 이야기. 물론 필자도 전자와 같은 분위기의 극을 선호하긴 하지만 <어쩌면 해피엔딩>과 같은 극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별 다른 사전 정보나 공부해야할 요소가 없고 연령에 무관하게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극이라 생각한다. 말로 하면 쉽지만 이런 극이 생각보다 없고 꾸준히 다시 올라오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4년에 처음 관람했고 당시 느꼈던 감정과 이번 10주년 공연을 보고 느낀 감정은 거의 동일하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에 얹는 섬세한 연기가 참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로봇인 헬퍼봇들이 느낄 수 없는 감정인 사랑을 러닝타임 내내 잘 쌓아올린 극이다. SF 열풍으로 인해 현재는 로봇들의 사랑이 조금 무난한 소재가 되었지만 10년 전에 관람했다면 꽤 독특한 지점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원작이 없고 순수 창작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꾸준히 올라오는 작품들도 원작을 각색하거나 기반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의 특별성을 가진다. 또한, 객석에 앉아 가만히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객석 전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을 종종 받을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유독 그런 부분이 많은 작품인 것 같다.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모호하지 않는 대사들 또한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좋은 각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서울 공연은 끝이 났지만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한 번 쯤 보러가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작 중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지역인 제주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감상한 후 왜 제목이 '어쩌면' 해피엔딩인지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