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우주론

허블의 법칙(Hubble's law)

by 유진 박성민

십여년 전 3D 허블 영화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인가 문득 '인간관계의 허블 법칙'이 떠올랐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나의 외생변인 변화의 탓도 있겠지만 요즘 소수 갑장의 경쟁과 시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관계의 노력이든, 협력적 책무를 다하여도 상대의 시기와 질투는 당해낼 수가 없다.

네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


허블의 법칙을 인간관계에 접목한다면 지구의 중심인 나를 관측자의 기준으로 볼 때, 나를 시기하는 사람은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관계로 설정되고, 약간의 오류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성운군에서 속도와 거리의 비례 관계처럼 형식적 인간 관계의 존재는 은하처럼 멀어져 가는 관계의 속도도 빨라져서 더 이상 가까워지기 어렵게 되는 것 같다.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주 건강하다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형식적 관계라도 상대에게 이왕이면 도움을 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내게만 기회를 인위적으로 박탈하고 배제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때 상대는 은하처럼 점점 멀어져 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허블의 법칙에서도 거리 측정에 오차가 있듯이 형식적 관계도 오류가 있다면 나의 착각이나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는 관계의 왜곡이 있을 수도 있다.

가까운 은하는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멀어짐이 일반적인 법칙처럼 작동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인간을 작은 우주라고 하나보다.


허블의 법칙을 인간관계에 비유하면 “진정한 중심을 기준으로 할 때, 시기와 불필요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져 간다”는 메세지를 준다. 흔히 요즘 상담심리 관련 알고리즘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적용하면

가까운 친구는 중력에 묶인 은하처럼 서로 끌어당기고,

시기하는 사람은 적색편이는 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질 때 나타나는 효과처럼 점점 희미해지고,

새로운 인연은 초신성 폭발 후 생긴 성운처럼 갑자기 나타난다.

물론 초신성은 별이 생을 마감하며 폭발해 엄청난 빛과 에너지를 뿜는 현상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새로운 인연이 갑자기 나타나 빛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시간이 지나면 안정된 궤도를 유지하거나 점점 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일것이다.

이런 현상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고, 초월적 영역에서 보면 이견이 있겠지만

어떠한 관계도 영원하지 않고 그 어떤 관계라도 추억이나 배움을 줄 수 있다.


나는 내 몸의 주인인 내가 중심이 되어야 관계의 거리와 속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진심으로 통하는 사람과는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쉽게 멀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궤도를 함께 돌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반면 시기하는 사람은 적색편이 은하처럼 점점 멀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허블의 법칙처럼, 멀어질수록 더 빠르게 관계가 소원해진다.

형식적 관계일지라도 허블 거리 추정의 오차가 있듯이

인간관계에서도 겉으로는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대조적으로 서로 교분이 없지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여러 관계 속에서 집단을 이루고, 가까웠더라도 인간 관계는 허블의 법칙처럼 멀어진다.

주위의 어른이 "인간은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맺는다"는 말씀에 거부감이 있었던 나는

요즘 냉철하게 다시 생각해 보면 일부는 중력으로 묶여 계속 상호작용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동감한다.


허블의 법칙을 인간관계에 접목한 질문을 하니 코필롯이 인간관계의 허블 법칙으로 짧은 시를 지어 준다.

나는 지구의 중심, 내 곁을 맴도는 은하들

가까운 이들은 중력에 묶여 빛을 나누며 궤도를 돈다.

시기하는 이들은 적색편이 되어 점점 더 빠르게 멀어져 간다.

형식적 인연은 거리 측정의 오차, 겉으론 가까워도 실은 먼 별빛

새로운 인연은 초신성의 폭발, 갑자기 나타나 우주를 밝힌다.

허블의 법칙은 말한다. 멀어질 사람은 멀어지고, 붙어 있을 사람은 붙어 있음을.


허블의 법칙은 인간관계에서 “멀어질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가까운 사람은 중력처럼 붙어 있다”는 우주의 은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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