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나 유머 쫌 하는 여자다. 사실 나는 웃기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면서 "이거뭐야, 이 여자 되게 웃기게 글을 쓰네" 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왔어도 상사한테 까였어도 내 글을 읽고나면 헤어졌다는 사실도 잊을 만큼
그런 웃기는 글을 쓰고 싶다.
일주일에 한번씩 온라인에서 글을 쓰고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다. 그 모임의 멤버들은 내가 쓴 글을 읽을 때 모두 킥킥 또는 풋 하고 웃는다. 내가 특별히 신경쓴 유머파트에서는 모두 빵하고 터트린다. 그럴때 진짜 기분이 좋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 개그우먼을 꿈꾼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유머빨이 아직 살아있음에 뿌듯하고, 아직 유머코드를 간직하고 글로 녹여내는 나란 여자가 좀 멋있다는 생각을 슬며시 해본다.
그런데, 브러치에다 글을 쓰면
웃기고 재미있는 글보다는 마음속에 꽁꽁 숨겨놓았던 이야기들이 하나 둘 씩 가슴에서 빠져나온다. 여기에는 나를 아는이가 아무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의 안전장치가 스르르 풀리고
자기제어 능력이 사라지며 서럽고 외로웠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동안 들킬까 감춰놓은 내면아이가 “야, 이제 나도 말좀 하자” 이러면서
손꾸락에 귀신 붙은것처럼 내손이 지 손 이것 마냥 미친 타이핑을 하는걸까?
마지막 발행까지 꾹 누르고 나서야 내면아이 빙의에서 빠져나와 제정신을 차리고
'아 내가 미쳤나? 왜 이렇게 슬프고 괴로운 글을 쓰고 자빠졌나' 라는 자괴감을 느낀다.
나도 잘 모르겠다.
주위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내면아이에게 “맘대로 하슈” 하고 내 정신과 손꾸락들을 맡겨버릴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스러운 개그우먼을 꿈꾸던 그때 그여자에게 글을 쓰라고 해야할지..
누군가가 좀 알려주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