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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Jun 15. 2024

사무라이들의 체면 문화


일본인들의 역사 왜곡은 유명하다. 그들은 난징에서 30만 중국인들을 학살한 사건 조차 역사 왜곡이라고 부정하고 있다. 그 당시 한 일본군 장교가 하루에 700여명의 목을 딴 사실을 일본 신문에서 자랑하듯 사진까지 실어 대석 특필까지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입 딱 씻고 부인한다. 일본은 요동 지역에 위치해 있었던 낙랑군이 평양에 위치했었다는 사실을 위증하기 위해 유물 조작 사건도 서슴치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점제현 신사비다. 그들은 용강현에 있었던 신사비를 평양으로 몰래 옮겨 놓고, 이것을 근거로 낙랑군이 평양에 위치해 있었다고 버젓이 주장한 것이다. 일본의 많은 학문들이 이런 식으로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수단 역할을 기꺼이 마다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최근세에 들어서도 끊이지 않았다. 



 20여년 전인 "2003년 5월 일본 고고학계에서 발생한 대규모 구석기 유물 조작사건(후지무라 신이치가 자신이 미리 만든 유물을 발굴 예정 장소에 몰래 묻고, 나중에 공식 발굴 작업을 통해서 찾아내는 방식을 통해 20여년 동안 4천여 점의 구석기 유적을 조작하다 들통 난 사건)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과학적 원칙성도 내팽개치는 것이 일본 고고학계의 역사적 풍토였다."(현장언론 민플러스)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유네스코가 ‘강제노역도 설명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내렸지만 몇 년이 지났음에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이 사실은 일본의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이 지자체 당국이 36년 전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를 실행하지 않는 것은 내심으로는 결코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는 체면을 목숨보다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그들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은 그야말로 죽기보다 싫을 만큼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일제 식민지 36년의 과거에 대해 아키히토 천왕이 꺼낸 말은 통석(痛惜)의 염(念)이 다다. 그들이 한반도를 침략하면서 수많은 생명을 빼앗고 한반도를 무자비하게 유린한 과거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저런 정도의 애매한 말로 결코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꺼내는 것 조차 그들에게는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체면을 중시한다면 더 중요한 사실은 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주변 아시아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혀 놓고서 자신들의 체면 때문에 머리를 숙일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사무라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 도덕이자 정신 분열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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