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입니다
주말 아침, 교정 치과와 친할아버지 기일 때문에 예전에 살던 도시인 인천으로 가야 했다.
문제는 남동생이었다. 며칠 전 독감에 걸렸다가 거의 다 나아가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밥을 못 먹고 토할 것 같다며 인천에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여러 번의 통화와 고민 끝에, 결국 남동생은 이모가 맡아 주시기로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이모가 몇 시간 뒤에야 일이 끝나 그동안 남동생이 혼자 있어야 했던 것이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는 30분 간격으로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상하게도 그 30분이 10분처럼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2시간 가까운 거리도 평소보다 짧게 느껴졌다.
인천에 도착해 친할머니와 아빠를 만나고(아빠는 일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지내신다) 교정 치과에 다녀오던 중, 이모에게 전화가 왔다.
남동생이 너무 멀쩡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기 친 거 아니야?”라며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사촌들과 재밌게 놀았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남동생이 그리웠다.
다음 날은 교회에 갔다. 이사 오기 전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였고, 마침 교회 아우팅이 있는 날이었다. 다섯 명 중 두 명은 바빠서 빠지고, 나를 포함해 세 명만 남았는데 그중 두 명은 예전에 친했던 아이들이었다. 물론 이사 오기 전 여러 일이 있어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고 있는 사이지만 말이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마라탕 집에 가게 됐다. 가는 길에 내가 속한 교회 반의 3학년 담당 선생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3학년이 되면서 첫날부터 어떤 선생님일지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으셔서 마음이 놓였다.
마라탕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여동생이 친구와 함께 가게로 들어왔다. 정말 우연이었다. 장난으로 “만원 줄까?”라고 했다가 여동생에게 착한 척하지 말라며 한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그때, 여동생이 다시 내 옆으로 와서 저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애가 내 친구 아니냐고 물었다. 고개를 돌리자, 내가 무척이나 그리워하던 친구가 거기 있었다.
이사 가기 직전까지 친하게 지냈고, 교정 치과에 올 때마다 만나던 친구였다. 하지만 반에서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이사 가고, 연락도 끊겼던 친구였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것도 잊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무례했던 것 같아 마음에 남는다.
친구는 휴대폰 업데이트 때문에 연락처가 다 날아가 연락을 못 했다고 했고, 우리는 다시 번호를 교환했다. 혹시 시간 되면 같이 놀자고 물었고, 친구는 부모님께 여쭤보겠다고 했다.
먹는 내내 우리는 계속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하지만 결국 친구 부모님께서 허락을 해주시지 않아 친구는 먼저 가게 되었고, 계속 연락하자고 했다.
늦게 들어온 동생 일행이 먼저 나가고, 나는 교회 반 아이들과 조금 더 있다가(선생님은 일 때문에 먼저 가셨고, 나는 제일 먼저 다 먹었다) 서비스로 나온 아이스크림까지 다 먹고 집으로 향했다. 신기하게도, 예전에 일이 있었던 친구가 아이스크림을 챙겨줬다.
집으로 가는 길에 여동생 일행을 다시 만나, 내가 친구와 다니던 루트와 장소를 알려주고 집에 돌아왔다.
참 재밌고, 알찬 주말이었다.
아아아 진짜 신기한 거 하나 더,
여동생도 오늘 만난 친구를 지난번 나랑 그 마라탕 집에 갔다가 다시 만나 전번을 나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