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냉각의 시간>얼지 않은 마음이 도착하는 곳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투명한 의지

by 숨결biroso나

가장 차가운 빛으로 일렁이는 숨결, 얼어야 할 순간에도 흐름을 놓지 않는 마음은 시련 속에서도 자신을 가장 조용히 지켜낸다.




세상이 영하로 저물 때
내 안의 강물은 멈추기를 거부했다

얼어붙어야 마땅한 온도에서도
기어이 출렁이며 살아낸 것은
굳어버린 침묵보다
흐르는 슬픔이 더 투명했기 때문이다.



과냉각의 시간, 얼지 않고 버티는 용기



세상이 영하로 내려앉을 때가 있다.
공기가 먼저 식고, 말들이 늦게 따라온다.
그럴 때도 내 안의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얼어야 할 온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조용히, 흐르는 쪽을 선택한다.

주변은 하나둘 굳어간다.
어제까지 부드럽던 풍경이
오늘은 날을 세운 채 서 있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김이 생기고
그 사이로 마음도 함께 식어갈 것만 같다.

그래서 종종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접는다.
다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하지만 물은 가끔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영하의 온도에서도
아직 액체로 남아 있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상태를 지켜내는 시간.

그것은 대단한 저항이 아니라
아주 미세한 선택에 가깝다.
지금 굳지 않겠다는 결정.
지금은 흐름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

우리도 그런 시간을 지난다.
차가운 말들 사이에서
굳어 버리지 않으려 애쓰는 날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쪽에서는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상태.

멈춘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준비 중이다.
작은 흔들림 하나에도
형태를 갖게 될 순간을 향해
조용히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얼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면
아직 자신을 너무 빨리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에 가깝다.

추위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다만 지나가며 묻는다.
이 마음은
얼마나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는지.

살얼음 같은 시간 위에서도
놓지 않은 유연함은
언젠가 분명한 나의 결이 된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흐름은 이미 살아 있으니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영하를 건너는 중이다.
그 시간을 통과하며
조금 더 투명해진다.
그리고 그 투명함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얼지 않은 마음이 도착하는 곳



얼지 않기로 한 마음은
사람들 사이를 오래 머물지 않는다.

설명해야 하는 말들,
괜찮은 척해야 하는 얼굴들에서
조용히 한 발 물러난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는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 시간이 있다.
잘 버텼는지 묻지 않고,
왜 아직 여기냐고 다그치지 않는 자리.

그곳에서 마음은
처음으로 몸을 내려놓는다.

흐르느라 애쓰지 않아도 되고,
단단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순간.
그저 숨이 제 속도로 오르내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얼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제야 의미가 된다.

버텨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머무를 수 있기 위해
흐름을 지켜왔다는 것을
그 고요 속에서 알게 된다.

말은 줄어들고,
생각도 천천히 풀린다.
대신
자기 자신을 대접하는 시간이 남는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아무 성과가 없어도
이 고요는 충분하다.

얼지 않았던 마음은
이렇게
다음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과냉각의 시간은 당신을 더 단단한 결정체로 빚어내기 위한 신비로운 기다림의 과정입니다.
가장 차가운 순간에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 마음이 결국,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결빙의 저항>


​영하의 밑바닥을 짚고 서서
나는 기어이 액체로 남았다.


​누군가 '정지'라 부르는 침묵은
가장 치열하게 출렁이는 투명함


​얼어붙어 누군가를 베기보다
시린 떨림으로 홀로 흐르기를 선택한
지독한 버팀의 계절


​보라, 굳지 않은 나의 물결이
어떤 결정(結晶)으로 피어나는지
​가장 차가운 곳에서
가장 뜨겁게 나를 빚고 있었다.





세상의 온도가 아무리 낮아져도, 우리가 지켜낸 내면의 온기는 결국, 봄을 부르는 첫 번째 파동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영하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 온도가 낮아질수록 마음은 더욱 투명해지고,
그 안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게 됩니다.
얼어붙어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흐르면서 견디는 법을 배우는 시간. 그 인내의 끝에 맺히는 것은 차가운 얼음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한 뒤에야 가질 수 있는 단단하고도 빛나는 삶의 무늬입니다.


고통의 냉기가 나를 단단히 묶어 세우려 할 때,
그 날카로운 추위 속에서도 끝내 눈물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본래의 따스한 성정을 간직하려 필사적으로 버티는 마음. 이미 정지했다고, 이제는 끝났다고 말하는 그 절망의 바닥에서 얼지 않고 여전히 흐르는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은, 무력한 체념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게 자신을 지켜내겠다는 숭고한 용기였습니다.


겉보기에는 정지된 듯하나 사실 가장 역동적인 진동을 품은 상태. 아주 작은 외부의 떨림 하나에도 순식간에 눈부신 얼음 꽃으로 피어날가장 밀도 높은 생명력의 응축이었습니다.

위태로운 살얼음판 위에서도 끝내 움켜쥐고 있는 유연한 의지는 봄이 오면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답게 빛날 당신만의 고귀한 유산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은 그렇게 시련의 한복판에서 얼지 않는 용기를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어떤 겨울보다 투명하고, 그 어떤 얼음 보다 강인한 사람입니다.
우리의 흐름은 멈추지 않았고, 우리의 온기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얼지 않기 위해 애써온 그 마음
그 시간은 분명, 당신을 더 깊은 자리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다음 숨을 더 온전히 쉬기 위한 준비입니다.



by 《그 자리에 핀 마음》 ⓒbiroso나.


이 글은 시련 앞에서 단단해지지 못한 마음을 탓하지 않기 위해 썼습니다. 흐름을 놓지 않은 시간 또한 충분히 삶의 한 형태임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물은 자신의 본질을 지켜내며 기적을 만듭니다. 우리 역시 시련의 계절을 지나며 더 단단해질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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