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목소리의 잔향

‘잃어버린 줄 알았던 나를 찾아주는 목소리의 힘’

by 박정민

나의 연상일기

<오감으로 전하는 감성에세이>


/챕터 3/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목소리의 잔향



‘잃어버린 줄 알았던 나를 찾아주는 목소리의 힘’


청각이 불러오는 연상 가운데 가장 특별하고 뭉클한 힘은 바로 ‘목소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수많은 소리들 중에서도 목소리는 유독 마음 깊이 파고들어 흔들고, 때로는 삶의 방향까지 바꿔놓을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혹시 누군가의 날카로운 평가나 스스로를 향한 부정적인 목소리로 인해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또 마음 한구석에 간직한 말을 끝내 전하지 못해 그리움이 쌓여 있다면, 바로 이 ‘목소리’가 치유와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목소리는 단순히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걸 넘어서, 함께했던 순간들은 물론 그때의 감정까지 생생하게 되살려 내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이다. 목소리는 말을 전달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화자의 감정과 성격, 우리가 맺은 유대감까지 모두 담아내는 것이다.


학자들은 목소리의 톤이나 높낮이, 속도, 억양 등 다양한 비언어적 요소가 말의 내용보다도 오히려 훨씬 깊게 감정을 전하며, 오랜 기억을 남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바이다. 잘 익은 와인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그 향과 풍미가 더 진해지듯 어떤 목소리는 긴 여운으로 우리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는 것이다.

밤잠 설치던 시절, 엄마가 들려준 자장가는 불안에 시달리던 어린 당신을 다독였던 따뜻하고 포근한 노래이기도 하고,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엄마를 향한 끝없는 그리움과 사랑을 불러오기도 하는 것이다.


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웃으며 뛰놀던 소리는 학창 시절의 떠들썩한 복도와 땀 냄새 가득한 교실, 그리고 그때의 순수했던 우정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연인의 귓가에 속삭였던 다정한 한마디는 처음 떨림과 손을 잡던 순간의 온기까지 생생하게 되살리는 것이다.


이처럼 각자 지닌 목소리는 지문처럼 오직 그 사람만의 것이며, 그래서 그 목소리를 더는 들을 수 없을 때 느끼는 상실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단지 그 소리 자체 때문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한없는 사랑과 온기, 그리고 함께 떠올려지는 모든 소중한 순간들 때문일 것이다. 비록 몸은 곁에 없을지라도, 그 목소리에 담긴 영혼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듯한 것이다.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초원이의 마라톤 완주 장면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의 감동을 넘어 ‘목소리’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초원이가 마라톤을 뛰며 수없이 떠올렸던 엄마의 “초원아, 다리가 아프면 그냥 쉬어라!”라는 말은 단순히 한마디 대사가 아니라, 엄마의 조건 없는 사랑과 아들의 용기, 그리고 한계를 넘어서는 의지를 모두 담아내는 것이다.


엄마의 목소리가 바로 초원이에게 가장 또렷한 기억이자, 지치지 않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부모나 양육자의 목소리가 주는 안정감과 신뢰는, 그 어떤 물질적 지원보다 소중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아이의 감정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압박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도, 내면의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긍정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강렬한 메시지인 것이다. 초원 엄마의 목소리처럼, 여러분에게도 힘이 되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있지 않나 하는 물음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 않고 잊히지 않는 목소리, 비록 이제는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며 울림을 주는 목소리들이 존재한다.이런 목소리는 우리에게 사랑, 용기, 위로를 건네고, 때로는 해결하지 못한 후회나 애틋한 그리움 같은 여러 감정을 한꺼번에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그 목소리를 떠올릴 때 우리는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은 물론, 버거웠던 시간을 다시 마주하고, 그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깨달음이나 작은 실마리를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귀로 듣는 모든 목소리는 단순히 물리적인 소리가 아니다. 그 목소리를 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오갔던 감정까지 오롯이 담고 있는 ‘압축 파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파일을 열면, 어느새 우리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혹시 여러분도 사회적 압박에 지쳐 있거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큰 위안이 되어준, 다시 힘을 내게 해준 특별한 목소리가 있지 않나 하는 물음이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였고, 어떤 말을 건네주었는지 궁금한 것이다.


이처럼 목소리는 누구에게나 가장 사적이고 고유한 청각적 기억으로 남아, 우리 존재를 깊이 위로하는 것이다. 때로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진짜 나를 다시 찾게 해주며, 삶의 어려운 문제들을 꿰뚫고 나갈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어쩌면 여러분을 비추는 한 줄기 빛도 그 목소리 속에 담겨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향기와 맛, 소리, 그리고 따뜻한 손끝에 남은 추억까지. 우리가 무심코 잊고 지냈던 오감의 조각들은 매 순간마다 우리를 ‘시간여행자’로 만들어 준다. 이 브런치북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랫말처럼, 또는 코끝을 간질이는 오래된 집 냄새처럼, 마음 깊숙이 잠들어 있던 당신의 추억을 조심스레 깨운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아름다운 연상의 지도를 펼쳐 준다.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잠시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이 특별한 여정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박정민 #데일리라이프 #free6022 #free218 #min218 #brunch #brunchbook #감성에세이 #공감에세이 #새로운대한민국 #백범의꿈 #무의식의렌즈 #나의연대기 #의식확장독서법 #인생은참아이러니 #그날의리플리이펙트 #일상에세이 #에세이스트 #소설가 #사회복지사 #자폐스펙트럼과사회성함께피어나는소통의 길 #전자책작가 #출간작가 #브런치작가 #플레이리스트 #그시절우리의OST #감성충전멜로디 #빗소리바람소리

#자연이들려주는이야기 #소음의숲에서길을잃은당신에게 #자연의멜로디 #세상에서가장그리운목소리의잔향

#나를찾아주는목소리의힘


일요일 연재
이전 07화빗소리·바람소리,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