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본 사람만이 알게 되는 것.

by 박정민

No-95

오늘 하루, 나는 당신이었다.


우리는 평생 단 하나의 몸으로 살아간다. 단 하나의 눈으로 보고, 단 하나의 심장으로 느끼며, 단 하나의 역사를 쌓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내가 보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라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내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이유로 울고 있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오히려 위안으로 삼고 있다.


공감이란, 그 간극을 건너는 용기다.


1단계 — 하루를 상상하라: 그 사람의 아침으로 들어가기


먼저 한 사람을 떠올려라. 당신의 삶과 가장 다른 하루를 살고 있을 것 같은 사람. 매일 마주치지만 한 번도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 당신이 가끔 오해하거나,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면 더 좋다.

그 사람의 아침을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는 몇 시에 눈을 뜰까? 알람 소리가 울릴 때 그의 첫 번째 감정은 무엇일까?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쏟아질 때, 그것은 설렘일까 무거움일까?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손길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다. 선입견을 투사하지 말 것. "저 사람은 이럴 거야"라는 단정이 아니라, "저 사람은 어떨까?"라는 열린 질문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상은 그의 삶을 판단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의 삶 앞에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행위다.


그 사람의 하루를 상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상한 감각이 찾아온다. 내가 당연히 누리던 것들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하고, 그가 감당해 온 무게가 서서히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 바로 그 지점이 공감의 문이 열리는 곳이다.


2단계 — 역할을 바꿔 글을 써라: 그의 목소리로 오늘을 기록하기


상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실제로 그 사람이 되어 글을 써야 한다.

1인칭으로, 오늘 하루를.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은 자신이 쓰는 것인지 그가 쓰는 것인지 경계가 흐릿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 흐릿함이야말로 공감이 깊어지는 신호다.


아래 두 가지 글쓰기 프롬프트를 시도해 보라.

글쓰기 프롬프트 ①

"나는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___을 생각했다. 그것은 ___한 감정이었다. 오늘 하루 나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___였고,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그 순간 ___라고 느꼈다."

이 프롬프트는 그 사람의 하루 중 감추어진 내면으로 들어가도록 돕는다. 우리가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감정들, 혼자 삼키는 순간들을 상상함으로써 공감의 깊이가 달라진다.

글쓰기 프롬프트 ②

"나는 오늘 ___를 보았다.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___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의 자리에서 그것은 ___처럼 느껴졌다. 오늘 하루가 끝날 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단 하나, ___이다."

이 프롬프트는 같은 풍경이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를 체험하게 한다. 동일한 사건도 어떤 위치에 서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글로 직접 느끼게 되는 순간, 당신의 세계관은 조용히 넓어진다.


3단계 — 공감 포인트를 기록하고, 나누어라


글을 다 쓴 뒤에는 잠시 멈추어야 한다.

방금 내가 쓴 글에서, 가장 마음이 먹먹해진 문장은 어디였는가? 가장 낯설게 느껴진 감정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놀랍게도, 그와 나 사이에서 발견한 공통점은 무엇이었는가?


이것을 공감 포인트로 기록해 두어라. 단순한 메모라도 좋다. "그도 나처럼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의 피로가 게으름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무게라는 걸 알게 됐다." 이 작은 문장 하나가 당신의 관계를, 나아가 당신의 삶을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나누어라. 상대방에게 직접 물어도 좋다. "오늘 하루 어땠어요?" 단 한 마디지만, 당신이 이 훈련을 거친 뒤 묻는 그 질문은 이전과 다른 무게를 갖는다. 당신의 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공감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는 종종 공감을 타고난 감수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원래 공감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원래 못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공감은 훈련된다. 타인의 하루를 상상하고, 그의 언어로 글을 쓰고, 그 감정을 내 안에서 찾아내는 반복적인 실천 속에서 우리의 내면은 조금씩 넓어진다. 마치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근육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듯이.


단, 한 가지만 기억하라. 이 훈련은 그 사람의 삶을 '이해했다'라고 결론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이 훈련을 거친 사람은 알게 된다. 타인의 삶은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훨씬 풍요롭고,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그래서 진짜 공감은 "나 이제 당신을 알아"가 아니라, "나 아직도 당신을 더 알고 싶어"라는 태도로 완성된다.

오늘 단 한 사람을 골라라. 그의 아침을 상상하라. 그의 목소리로 글을 써라. 그리고 당신이 발견한 것을, 조심스럽게 나누어라.


그 하루가 끝날 때, 당신은 어제의 당신보다 조금 더 넓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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