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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타명리 Jun 03. 2024

“(당신이 생각하는)운명은 없다”

명리학을 내 삶에 적용하는 방법

“ 저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팔자인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 내담자들의 공통된 질문이자, 두려움의 대상인 “운명론”은

명리학의 바른 이해와 활용에 있어 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이미 정해져 바꿀 수 없는 사주팔자(운명)"가 명주의 삶을 지배한다는 정설 때문이다. 사주팔자는 연월일시 4개 주의 천간과 지지의 8글자로 구성된다. 동양의 우주론(천체물리학)을 기반으로 정해진 시간축(연주, 일주)과 지구의 공전과 자전으로 표시한 공간축(월주, 시주)의 좌표점이 사주팔자이다. 이 8개의 글자는 태어나는 순간 부여받는 그 사람의 명(命)이다. 고정불변의 8글자의 조합은 명주가 지닌 고유의 성향과 기능을 의미한다. 이 8개의 글자에 10년 주기로 바뀌는 2개의 글자가 더해지며 이를 대운이라 한다. 이 대운의 2글자는 원국의 8글자와 합충작용을 일으키며, 명주의 삶에 다양하고 강력한 변화를 발생하게 한다. 게다가 매년 변동되는 세운의 두 글자도 대운에 비하여 그 힘은 약하지만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명리학은 신이 만물을 창조하였다는 창조론적 세계관이 아니다. 지구가 천체의 구성 요소로써 광활한 우주의 일부분으로 속하여 있듯이, 동양의 우주론인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자 우주의 구성요소" 중 하나라는 논리를 근본으로 생성된 철학이다. 명리학은 서양의 천체물리학처럼 가설을 증명하는 방식의 과학이 아닌, 동양의 우주관의 기본 생성원리인 음양오행의 순환 이치를 통해, 우주의 일부인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학문이다.(실제 명리학이 유행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시기는 신분상승의 기회가 없던 시절이 아니라, 시장의 발전으로 부를 축적하여 신분상승의 길이 열렸던 송나라 시대부터였다)




인간은 우주와 함께 자연의 일부로 조화를 이룬다. 부여받은 8개의 글자의 조합으로 발생하는 유전적 결과(신체적 특이점)를 제외하고는, 대운과 세운의 변화로 인하여 인간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길흉화복은 모두 인간관계에서 기인한 현상에 불과하다. 8개의 글자는 마치 운명처럼 각기 다른 특이점과 구성요소를 지니고 개인에게 부여되지만, 이 또한 인간관계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원만한 조화를 위한 특이점(개성)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후가 불안한 명주는(사주구성이 지나치게 한습 하거나 조열 한 경우) 인간관계를 통해 명주가 지닌 조후불안을 극복해야만 한다.(한습 한 명주는 조열 한 명주와 보완적 관계를 이룬다) 또한 지나지치게 신약한 명주는 신왕 한 명주에게 의지하기도 하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식, 재, 관이 부족한 명주는 식재관이 발달한 명주와 상성을 이루어 협동한다. 이렇듯 사회적 동물로 진화한 인간은 우주와 자연의 일부로서 반드시 타인과 조화로운 상성을 이루어야 한다. 조후와 십신의 균형을 완벽하게 갖춘 명식이 존재하지 않듯이, 태초부터 인간은 어울림을 통해 비로소 변화하고 완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사주(명식)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만 할까?


사회생활에 활용하는 십신은 모두 10개이며, 일간을 제외한 사주의 글자는 7개이니 인간은 누구나 결핍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것이 명리학의 대전제이다.(완벽한 사주(인간)가 없다는 대명제) 이토록 필연적 결핍을 지닌 인간은 어떻게 삶을 운용해 나가야 할까? 이러한 질문의 해답 중 하나가 명리학이 될 수 있다. 현존하는 심리학, 인문사회학, 정신분석학, 종교와 같은 인간을 연구한 모든 학문들이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앞서 나열한 모든 인간을 위한 학문들은 인간을 동일한 본질로 규정한다.(심리학, 성격분석, 에니어그램 등)에서도 인간의 유형을 분류하지만, 이 또한 관계의 역학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일 뿐, 인간이 지닌 각기 다른 개별성의 원리와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않는다.)하지만 명리학에서 제안하는 가장 큰 질문은 “ 나는 누구인가”(자기 객관화)이다. 인간의 사고와 심리를 연구하는 서양의 정신분석학과 분석철학, 심리학 또한 인간에 대한 본질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 (이 또한 귀한 인류의 학문적 성취이다)



그러나 서양의 심리학에서 다루는 자아의 개념에는 각기 다른 인간의 개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상담치료는 상담가가 내담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하여 오랜 상담시간을 필요로 한다.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가 상담가의 학문적 권위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은폐하거나, 내담자의 불안한 심리가 상담가의 권위에 무분별하게 복종하게 만드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를 거부한다)하지만 명리학의 “자신만의 도식표(사주팔자)"를 바탕으로, 본인의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상담가(역술가)와 함께 살펴보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명리학이 활용될 수 있다.



이는 내담자를 병리를 지닌 비정상인으로 규정하지 않고 인간은 모두 각기 다른 개별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때 내담자는 본인의 문제를 병리가 아닌 사주팔자라는 간결한 도식을 활용하여 자신의 상태(작동방식)를 객관적으로(3자 적 시점)으로 관찰할 수 있다.(본인이 산출한 명식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므로 거부감이 적다) 명리학에서 바라보는 인간은 모두가 각기 다른 구조와 작동방식을  지닌 유일한 존재이며,

그들의 번뇌와 고통의 이유 또한 개별성에서 파생된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명주의 고통은 특정 병리가 아닌, 개별적으로 부여된 사주팔자의 차이일 뿐이다.(개인의 고유한 특이점)


예를 들어보자.


이러한 구조의 사주를 갖고 있다면 신약 한 상관격이다. 신약하고 상관의 힘이 강하니, 상관을 견제하고 일간을 도우며 정관을 보호하는 정인이 용신으로 활용하고 정인을 극하는 재성이 기신으로 작용한다. 만약 용신인 정인대운에서 기신인 재성대운으로 바뀌는 시기라면 명주의 물질에 대한 욕망(재성)이 강해져 이상적 가치(정인)가 공격받는다. 상관(자기표현욕구)을 견제하던 정인이 공격을 받게 되면 명주는 소속된 조직(정관)의 엄격한 규율에 대한 거부감에 시달릴 수 있다.

내담자는 본인의 문제를 병리가 아닌

사주팔자라는 간결한 도식을 활용하여

상담가(역술가)는 이러한 내담자(명주)의 심리 변화를 읽어내고, 이러한 현상을 명주에게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명주의 조직에 대한 일탈욕구(상관견관)를 다른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언이 가능하다. 이처럼 각기 다른 명식을 지닌 명주들과 발생하는 불협화음과 조화를 관조적(제삼자의 시점)으로 이해하며, 나에게 닥친 시련들을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 명리학이다. 만약  운명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면, 인간은 자신의 명(사주팔자)에 종속된 존재이며, 맞이하는 대운(운)도 활용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의 8글자를 꼭 쥐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운명의 주체자이다. 이는 마치 아이가 구정 때 어른들에게 받은 세뱃돈이 타고난 명(命)이라면,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를 결정하는 선택(運)은 아이의 몫인 것과 같다.


비록 고통과 번뇌로 가득한 인간의 삶이지만, 인간은 수많은 사건과 관계를 통해 주체성을 확립하고, 타인을 이해한다. 결국 사주를 본다는 것은 나를 본다는 것과 같다. 나를 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내가 맞이하는 대운을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명리학을 공부하는 필자는 운명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운명은 삶의 무수한 경험과 인간관계를 통해 내가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숙명을 겸허히 순응하는 것 마저 깊은 깨달음이 되는 이치와 같다. 명식을 통해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완성하는 과정에 명리학이 도움이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결핍으로 가득한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 속에 세상의 이치가 있으며,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열쇠는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라는 명징한 진리를 모두가 깨닫기를 소망한다.


- 인과적(因果的) 이해는 고통을 가라앉힌다/ 스피노자-) 관찰할 수 https://m.blog.naver.com/peterlee0482/22311326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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