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합일 天人合一 사상과 명리학, 사주는 없다 서평 part-3
"그런데 환경결정론과 자연정명론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환경결정론은 생활환경이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결정론은 문명의 발달과 결부되고, 기후 변화가 인류의 진화를 추동했다는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환경결정론의 '환경'은 출생 시의 자연환경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연정명론의 '자연'은 출생 시의 자연환경으로 국한된다. 태어날 때 받은 자연의 기운이 일생 동안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이 자연정명론의 기본 관점이다. 사주명리학도 마찬 가지다. 그래서 출생 연월일시를 나타내는 간지 여덟 글자, 즉 '팔자(八字)'가 운명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주명리학의 이론은 과연 출생 시의 자연환경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그 이론과 실제의 부합 여부를 살펴보겠다." '사주는 없다' P222
이재인 선생님은 저서에서 생활환경이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는 환경결정론과 출생 시의 자연환경과 인간의 삶의 연관성에 기반한 사주명리학과의 경계가 분명함을 주장하지만, 출생한 계절과 인간의 체질(질병) 사이의 상관 관계성을 조사한 서양의 연구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사참조)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정보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환자 약 175만 명을 대상으로 의료기록을 검토한 결과, 55개의 질병이 태어난 달에 따라 걸릴 확률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왜 태어난 달에 따라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 달라지는 것일까. 연구진은 출생 당시의 자연조건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온이나 일조량(日照量), 꽃가루 같은 알레르기성 물질의 양은 달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 기사 발췌
기후가 인간의 체질과 실제 삶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일부 서양학자들의 주장은 자연과 인간의 기질과 실제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명리학의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과 유사합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 분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성(높은 확률성)은 있으나, 명확한 인과성을 밝혀내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인과성으로 증명되지 않은 모든 이론을 점술로 단정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또한 사상(철학)에 실증적 부합여부를 대입하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니체의 "신은 죽었다" 구절에 대해 '신이 죽었다는 실증적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기온이 가장 높은 달 3개월을 여름으로 본다면 서울과 서안 모두 6,7,8월 오미신(午未申) 3개월이 여름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아서, 기온이 정점에 이른 달을 전후하여 3개월을 여름으로 본다면 서울은 7,8,9월 미신유(未申酉) 3개월이 여름이고 서안은 6,7,8월 오미신(午未申) 3개월이 여름이다. 어떤 관점으로든 사오미(巳午未) 3개월을 여름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오행의 토(土)에 해당하는 미(未) 월이 환절기라는 논리도 성립되지 않는다." '사주는 없다' P227
"한여름의 기운을 받은 사람은 오(午) 월에 태어난 사람일까, 실제 기온이 가장 높은 신(申) 월에 태어난 사람일까? 한겨울의 기운을 받은 사람은 자(子) 월에 태어난 사람일까, 실제 기온이 가장 낮은 축(丑) 월에 태어난 사람일까? 사주명리학의 이론이 실제 자연환경과 무관하게 관념으로만 형성된 공허한 이론이 아니라면, 지지와 지지에 부여된 오행이 실제 계절과 다른 한 가지 유력한 이유는 기후 변화일 것이다. 사주명리학이 성립되던 당시와 현재의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주명리학의 이론이 오늘날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
'사주는 없다' P229
사주명리학의 기준인 절기력은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해당 지역의 '기온'이 아닌 '일조량'에 기반한 달력입니다. 서울과 서안 모두 5,6,7월, 사오미(巳午未) 3개월이 일조량이 가장 많은 시기이며, 명리학은 일조량 기준으로 5,6,7월을 여름으로 규정하는 것이지요. 5,6,7월 일조량이 가장 많음에도 6,7,8월의 기온이 더 높은 이유는 복합적 요인이 있으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지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水)입니다. 물은 열에 대한 저항력(비열)이 가장 높은 물질로 강력한 냉각 및 보온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해안가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도 물의 냉각효과(열에 대한 저항력)를 활용(냉각수) 하기 위함입니다. 태양계 행성들 중 지구의 일교차가 가장 적은 이유 또한 지표면을 덮고 있는 물 때문일 것입니다. 열에 대한 물의 강력한 저항력을 명리학에서는 수극화(水剋火)라 합니다. 지구 온난화는 자연에서 이루어지던 수극화(水剋火) 작용이 인간의 개입(원자력발전 및 과도한 열(火) 에너지 사용 등)으로 인하여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海水) 온도가 상승하면서, 수극화(水剋火)의 냉각작용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지요. 신(申) 월(8월)은 실제 온도는 높지만, 일조량은 줄어드는 시기입니다. 신(申) 월 지장간의 중기인 임수는 거시적으로는 겨울(수)로 향할 것을, 본기인 경금은 곧 가을(금)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여름 기승을 부리는 불볕더위가 8월 중순 정도가 되면,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음을 체감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이처럼 지구와 태양 간의 관계는 거의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보이며, 이는 동양이 절기력을 중시한 이유입니다. 태양과 지구 간의 관계성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절대적 기준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우주의 이치를 설명하려 한 것이지요.
또한, 만세력은 북반구 일조량 기준이므로, 월별 일조량이 반대인 남반구(남미, 호주지역) 출생자와 연간 일조량 차이가 없는 적도 인근(남아시아, 중앙아프리카) 출생자의 사주를 살펴보면 사주와 실제 삶, 타고난 기질이 잘 맞지 않습니다. 앞서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이 출생한 달에 따라 발병(체질) 확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원인으로 기온과 일조량을 지목하기도 하였습니다만, 기온 역시 일조량에 종속된 결괏값일 뿐입니다. 기온은 물의 열에 대한 저항력(수극화 작용) 때문에 결괏값이 1~1.5개월 정도 늦춰져서 반영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갔으므로, 사주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전제도 오류입니다. 지구의 공전궤도가 갑자기 바뀌지 않는 한, 지구로 유입되는 일조량은 변함없습니다. 일조량은 기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온돌방 아궁이에 불을 때고 방이 따뜻해지는데 몇 시간 걸린다고 해서, 불을 때는 것과 방이 따뜻해지는 것이 무관하다 할 수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온(기후)과 인간의 삶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면, 기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상수(常數)인 일조량과 인간의 삶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결혼을 두 번 하게 될 것", "내년에 중병을 앓게 될 것", "내후년에 외국으로 가게 될 것" 등의 말은 전혀 모호하지 않다. 그런 말은 맞든 지 틀리든지 분명한 표현이다. 정말 신통하게 딱 맞을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신통하게 맞는 경험을 한 사람은 대부분 사주를 맹신하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분명한 표현도 꼭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신통하게 맞더라도 남들에게는 완전히 틀릴 수 있다. 개인적인 놀라운 경험은 사주에 대한 개인적 신뢰의 이유는 되겠지만, 그것이 사주의 공적 신뢰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사주에 나타나 있지 않지만 결혼을 두 번 하게는 사람도 있고, 내년에 중병을 앓는 사람도 있고, 내후년에 외국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그렇듯이 분명한 표현도 사실은 개인적인 것이 아닌데 개인적인 차원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 바넘 효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주는 없다' P40~41
사주에 '두 번 결혼하는 사람에 해당하는 특징'이 없어도 실제 '두 번 결혼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바넘효과라는 주장은 사주가 맞는 경우가 모두 우연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 이재인 선생님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명리학이 맞는 이유는 우연이라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그건 보편적 특성을 고유한 특성으로 해석하는 바넘 효과(포러 효과)에다 우연이 겹쳐서다." (중앙일보 인터뷰 발췌)
'사주는 없다' 서평 Part-1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재인 선생님은 '명리학의 이해 41페이지'의 양상윤의 60~70%의 적중확률만을 언급하시고, 그다음 페이지(42페이지)에 곽효종이 제시한 실증적 데이터는 누락하셨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습니다.
(곽요종 데이터 표참조)
다른 학자가 제시한 실증적(확률적) 데이터를 '우연'으로 치부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우연'임을 증명하는 확률적 데이터를 '우연'이라 주장한 본인이 직접 제시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곽효종이나 류즈지에 연락을 취하셔서 어떠한 사주적 특징을 기반으로 확률 조사를 했는지 문의하신 후, 그들이 제시한 사주적 특징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을 별도 조사하시면 될 것입니다.
이재인 선생님께서 조사한 표본(사주적 특징과 무관한)의 적중률(결과치)이 곽효종이 제시한 70~80%의 결과치와 큰 차이가 없다면, 비로소 이재인 선생님께서 주장하신 사주가 맞는 이유는 모두 우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이 조사는 사주의 높은 적중률이 모두 '우연'이라 주장하신 이재인 선생님 몫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 3편에 걸쳐 이재인 선생님의 '사주는 없다’에서 발견한 대표적 오류들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제 부족한 설명이 큰 흐름으로서의 명리학을 살펴보는 작은 계기가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이어 저서의
핵심 주장과 저(일타명리)의 반박,이재인 선생님의 댓글 내용을 종합하여 논점을 요약하겠습니다.
이하) 사주는 없다/이재인(아래:이재인), 일타명리/이지훈(아래: 이지훈)
1. 사주명리의 이론체계와 자연과의 연관성
이재인: 사주 여덟 글자에서 월지와 시지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글자는 자연의 기운과 무관하므로, 음양오행과 사주는 무관하다.
이지훈 : 사주 여덟 글자에 60 간지를 부여한 고대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하여, '알 수 없는 것'을 '없다'(무관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오류이다.
무엇보다 월지와 시지는 출생 당시의 일조량을 나타내며, 일조량은 자연의 기운들 중에서 생명체의 생명 활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재인 : 기온(계절)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할 수도 있으나, 사주의 계절은 실제 기온과 무관하다.
이지훈 : 이는 온돌방 아궁이에 불을 때도 방은 몇 시간 뒤에나 따뜻해지므로, 방이 따뜻해지는 것과 불을 때는 것은 무관하다는 말과 같다. 기온은 일조량의 결괏값이다. 결괏값(기온)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면, 결괏값을 결정하는 상수(常數)인 일조량 또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2. 이재인 선생님의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해도
이지훈 : 저자가 사주가 맞지 않았던 경험의 예시(일지용신, 일간상생)는 애초에 본인의 사주 분석이 정확함을 전제로 함으로 성립 불가능하다.
이재인 : "적중률이 높지 않아서는 아닙니다. 저는 사주 상담을 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중률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댓글 참조)
이지훈 : 사주 이론 공식을 많이 외우는 것과 사주명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는 별개의 사안이다. 저서에서 설명한 사주의 본질에 해당하는 음양, 오행에 대한 설명은 해당 오행을 물상에 대입하는 등, 저자의 음양오행의 순환원리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
3. 사주명리학의 검증 여부
이재인 : 사주명리학은 무엇 하나 검증된 것도 없으면서 "~하다. ~이다."와 같은 단언만 있다.
이지훈 : 논증과 증명으로 참과 거짓을 가리는 서양학문과 달리, 명리학과 같은 동양학문은 이해와 통찰을 필요로 한다. 저자의 동양학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가 매우 낮다.
이재인 : 그러니 사주가 이현령비현령 소리를 듣는다.
이지훈: 그렇다면 인간의 삶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길과 흉으로 명확하게 이분화할 수 있는가? 저자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단편적이며, 현실성이 부족하다. 길운은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의 흐름이 바뀌어 나에게 좋은 일(결혼, 승진, 투자성공 등)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흉운도 나에게 나쁜 일(이혼, 실직, 사업실패)만 일어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길흉은 동일한 사건에 대처하는 나의 선택의 문제이다. 동일한 사건을 맞이하더라도 길운이라면 나에게 유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을 뿐이며, 유리한 선택을 돕는 것이 명리학의 활용가치이다.
4. 상관성(확률)으로 나타나는 사주명리학
이재인 : 60~70% 실제 적중하는 상관성은 있으나, 상관성이 인과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주는 점술이다.
이지훈 : 사주별 명주의 사건에 대한 70%의 적중률이 명주의 사주에서 나타나는 특징 때문이라는 것을 단언할 수 없으나(증명할 수 없으나), 명주의 사주와 명주에게 벌어지는 사건과의 인과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없음을 증명할 수 없다)
이재인 : 70%의 적중률은 일종의 바넘 효과이다.
이지훈 : 곽효종이 조사한 실험을 통한 실증적 데이터를 저서에서 누락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실증적 데이터(평균 적중률 75%)가 있다. 따라서 이 데이터(낮게는 66% 높게는 90%)가 우연임은 저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
5. 저자는 "사주는 없다"라는 제목의 저서(출판사에서 제목을 결정했다고 주장)에서 사주를 폄하하거나, 부정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part-1 댓글 참조) 앞서 정리한 저자의 여러 주장으로 미루어보아, 사주에 대한 긍정성을 알리기 위한 책으로 볼 수 없으며, 무엇보다 본인의 주장(저서)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책의 내용은 명리학에 대한 비판 및 오류를 지적하고 있으나, 사주를 폄하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음) 만약 “사주는 없다”의 주장이 사주에 대한 폄하나 부정이 아니라면, 무엇을 주장하고자 함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