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순수한 예술가의 권리

그건 그냥 패턴이 아니에요

by Asparagus


매일 알 수 없는 선들만 그리던 아기가

처음으로 '꽃'을 그렸어요.

쪼끄만 손으로, 노란 꽃잎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니, 마치 봄날에 피어난 민들레처럼

사랑스러웠어요.

그림 옆에 저는 조심스레 초록 풀잎을 그려 넣었어요.

노란 꽃은 작고, 풀이 자그마하니

둘이 모여 작은 부케가 되었죠.


그림이 너무 예뻐서

아빠에게, 할머니에게 자랑했어요.

“이거 봐, 아기가 처음으로 꽃을 그렸어요!”

그리고 그날 밤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 나는 디자이너니까

이 꽃으로 무언가 만들어보자.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의 패턴’을요.


아기가 잠든 새벽,

저는 노트북을 켜고 몇 날 며칠을 작업했어요.

그 노란 꽃이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아기가 그리고, 엄마가 만든다.’

이 생각 하나로 온몸에 전기가 도는 듯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패턴의 원단으로

작은 복주머니 가방을 만들었어요.


요플레를 가방 속에 쏙 넣고 산책을 나가요

아기는 그 가방을 흔들며 깔깔 웃으며 뛰어다녔어요.

그 모습을 찍어 SNS에 자랑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칭찬해 줬어요

“진짜 팔아도 되겠다. 너무 예뻐요!”

“센스 있다” 라면서 요

기분이 좋아져

몇 개를 더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도 했어요.

복주머니, 이름처럼

‘복이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서요.



그렇게 두 계절이 지나고,

어느 날 우연히

SNS에 떠오른 아동복 광고를 클릭했어요.

그런데

그곳에 있던 원피스는

분명히, 아기와 제가 만든 그 꽃무늬로 만든

원피스였어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화가 났다기보다, 너무 당황했어요.

이게 가능한 일이야?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어떻게 우리가 만든 패턴을 가져갔을까?

메일도 보내고

며칠 밤을 끙끙 앓았어요.


하지만 이 얘기는 아기에게 하지 않았어요.

“누가 우리 그림을 훔쳐갔어”라고 말하면

“그럼 나 이제 그림 안 그릴래!”

아기가 그렇게 말해버릴까 봐요.


그건 그냥 패턴이 아니에요.

엄마가 아기의 그림을 보고

더 예쁘게 만들어주고 싶었던 꿈이고

아기의 순수한 눈이 발견한 세상이고,

사랑을 담아 함께 만든 하나의 이야기예요.


그 원피스를 만든 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그 옷엔 땀이 있나요?

그 무늬엔 사랑이 들어 있나요?


저작권은 단지 법의 문제가 아니에요.

‘마음의 자국’을 지킬 권리예요.

그리고 그 마음이 외면당했을 때

슬퍼하는 건 아이도, 어른도 같아요.

아이가 슬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