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죄책감을 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항상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적어도 지도자로서 매일 30분 이상은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존재했죠.
저에겐 꽤나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바쁘거나 피곤해서 책을 읽지 못하면 자책을 하게 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미루게 되거나 피곤해서 잠을 자버리면 죄책감이 몰려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지니게 되면 떳떳하지 못하게 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내가 만든 기준에 충족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항상 마음이 찝찝하고 불편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가집니다.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글로 써보며 답답함이 풀릴 때까지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래서 다이어리에도 오늘 할 일을 '일일 성찰'이라고 적어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날은 깊은 고민을 통해 점검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는 순간이 옵니다. 저는 죄책감이라는 기분이 좋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결국엔 나의 죄책감 때문에 더 노력하고 발전하려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죄책감이라는 녀석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성장을 시켜주고 있던 좋은 친구였습니다. 다만, 이 친구를 제대로 알기 전까진 불편함을 주는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죄책감을 없앨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죄책감을 없애기 위해 행동하는 건 스스로 성장을 막는 꼴이 되어버리는 거였습니다. 나에게 느껴지는 불편함을 수용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걸 택했던 겁니다.
이제는 죄책감이라는 불편함이 찾아온다면 "아 내가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마운 존재예요. 이처럼 나의 마음은 제대로 알기 전까진 두렵고 불편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폭식 이후의 죄책감, 후회, 자책을 하는 건 정상입니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은 나의 성장을 위해 돕는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더 문제가 될 행동을 하지 않게 막아주는 브레이크 같은 존재입니다.
만약 폭식을 하고 죄책감도 없고 후회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살이 찌거나 건강이 나빠져도 개의치 않을 겁니다. 스스로 변화하려는 시도조차 생각하지도 못할 겁니다. 근데 부정적인 감정도 없으니 불행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본인만 행복하면 끝이니까요.
핵심은 우리의 감정에 흑백논리를 씌울 필요 없다는 겁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느 한 곳에 기울지 않고 밸런스만 잘 맞춘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오래 쉬어도, 식단을 지키지 못했어도, 충동을 못 참고 야식을 시켜 먹어도 죄책감에 너무 오래 빠져 있지 마세요. 내가 후회하는 건 '스스로 달라지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포기만 하지 않고 끝까지 하다 보면 점점 변화되어 가는 나를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