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일을 맞아 산소에 다녀왔다. 공원묘원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옛날 말로는 공동묘지다. 갈 때마다 더 공원처럼 잘 가꾸고 있었다. 사람들이 요즘 수목장을 선호해서 묘원이 나무를 더 조성하고 있다. 원래 숲이었던 산을 깎아 묘지를 만든 곳인데 다시 숲으로 조성하는 아이러니한 기분이다.
이곳에 부모님 두 분을 모시고 있어 기일이나 명절 때마다 아내와 같이 아니면 아들 식구네와 온다. 올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들고 불효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계실 때 잘해드려야 한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두 분이서 행복하게 지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우리 자녀들 잘 보살펴 달라며 절을 한다.
우리가 죽으면 이곳 수목장에 가루만 뿌리겠다고 하면, 아내는 하늘에 날리고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고 한다. 그래도 자손들이 공원에 소풍 오듯, 심란할 때 와서 쉬고 가면 위안이 되는 곳이었으면 한다.
우리가 그러겠다고 해도 자녀의 몫이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고, 아프지 않고 자식 힘들지 않게 죽기를 바란다.